공연/전시
- 서울에 상륙한 미라이짱, 귀여운 표정 뒤 반전 매력 선보여
일본의 유명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45)가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지난 20년 동안 촬영한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카와시마의 작품은 주로 소박한 일상과 사람들의 순수한 감정을 담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도 그가 그동안 담아온 세계를 엿볼 수 있다.카와시마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미라이짱' 시리즈이다. 미라이짱은 카와시마가 2년 동안 일본 니가타현 사도가섬에서 촬영한 어린 소녀 츠바키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츠바키는 카와시마의 렌즈에 의해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을 담아 ‘미라이짱’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미라이짱의 얼굴에는 늘 순수함과 무구함이 묻어났고, 그 모습은 콧물이 흐르거나 눈에 눈물이 고이는 등 장난스럽고 꾸밈없는 모습들로 표현되었다. 이 작품은 2011년에 첫 출간되었고, 12만 부 이상 팔리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미라이짱의 자연스럽고도 귀여운 모습은 당시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으며, 이후 카와시마는 이 아이의 성장 과정과 그 모습을 담은 사진들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이번 전시에서는 카와시마가 미라이짱을 유럽 여러 나라에서 촬영한 ‘보칼리제’ 연작도 만나볼 수 있다. 미라이짱은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유럽 여행 중 촬영되었으며, 그 당시 미라이짱의 얼굴에는 유럽의 푸르른 하늘과 여름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이 작품은 미라이짱이 단순히 일본의 소녀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이 연작은 13년 만에 사진집으로 발간되었으며, 미라이짱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순수한 감정이 투명하게 드러난다.전시의 또 다른 중요한 작품은 ‘사랑랑’이다. ‘사랑랑’은 카와시마가 서울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그가 서울에서의 삶과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낸 결과물이다. ‘사랑랑’은 일본어로 ‘사랑’과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를 결합한 것으로, 카와시마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겪은 언어적 혼란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빠르고 강한 에너지를 배경으로, 그의 일상적인 촬영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물이다. 카와시마는 서울에서 구름, 노을, 오래된 간판 등 소소한 일상들을 포착하며, 서울의 활기찬 에너지를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그는 이번 작업에서 필름 카메라 외에도 디지털 카메라와 고해상 필름 카메라 등 다양한 장비를 사용하며, 영상 작업도 처음으로 시도했다. 서울의 거리를 걷고, 그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내며 카와시마는 서울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이번 전시에서 카와시마는 ‘사랑랑’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서울의 일상적이고 소소한 순간들을 포착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서울의 고유한 에너지를 사진과 영상 속에서 새롭게 담아내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일상적 아름다움을 강조했다.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카와시마의 초기작인 ‘베이비 베이비’를 포함해 일본의 유명 배우 나카노 타이가와 우스다 아시미와의 작업 등 20여 년간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카와시마가 예술적으로 성장해온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들로,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순수함과 소박함이 잘 드러난다. 그의 작품들은 사람들의 감정, 일상의 아름다움, 그리고 순간의 소중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카와시마는 이번 전시에서 총 309점의 작품을 공개하며, 그동안의 사진작가로서의 여정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카와시마의 작품들은 그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는지, 그리고 그 시각을 어떻게 사진을 통해 표현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여운을 남기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미술관에서 열리며, 카와시마의 예술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 '여사장의 탄생' 전쟁 속 생존형 창업기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집안일을 도맡던 여성들이 경제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채 한 세기도 되지 않는다. 특히 사업체를 운영하는 여성들을 지칭하는 ‘여사장’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여성학 박사인 김미선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신간 『여사장의 탄생』을 통해 한국 경제사와 여성 노동사에서 오랫동안 배제된 여사장의 발자취를 조명한다.저자는 여사장의 등장이 일제강점기 이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여성들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독립운동이나 국가 동원 등으로 인해 남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여성들은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했으며,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이러한 경향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1949년 상업 종사 여성은 8만1204명에 불과했지만, 전쟁 중인 1951년에는 59만3264명, 1952년에는 59만7257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불과 3년 만에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전쟁과 남성의 부재가 여성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당시 여사장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음식 조리와 의류 제작이 대부분이었다. 난전에서 전이나 국밥을 만들어 팔거나 길모퉁이에 재봉틀을 놓고 즉석에서 옷을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일부 여성들은 미용 기술을 활용해 파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이처럼 전쟁 중에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 여성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여성의 역할은 가정 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여전히 가사, 출산, 육아 등의 역할을 떠안아야 했고, 이러한 부담은 여성 기업인들의 사업 확장을 어렵게 만들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여성 경영인’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재벌기업이 부상하면서 재벌가 여성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대표적으로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과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있다. 이들은 남성 중심의 경제 구조 속에서도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성 기업인의 입지를 넓혔다.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의 창업이 증가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의 여사장들이 생계를 위한 자영업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여성 창업가들은 자아실현과 성장을 목표로 창업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적 대우와 지속적인 자기 증명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대 이후 인터넷 쇼핑몰 등의 기술적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여사장의 탄생』은 한국 경제사에서 간과되어 온 여성 경제인의 역사를 조명하며, 오늘날 여성들이 기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과 변화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단순한 생계 유지에서 벗어나, 자아실현과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 Z세대가 대한민국 바꾼다! 다꾸, 캐릭터, 신조어... 문화 지형도 재편!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가 대한민국 문화 지형도를 완전히 새롭게 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이들은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 코드를 만들어내며 사회 전반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트렌드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과 감성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Z세대에게 다이어리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다이어리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다이어리 내부를 꾸미는 것을 넘어, 다이어리 커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다이어리 커버는 단순히 보호 기능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했다. 다양한 디자인과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는 기분과 상황에 따라 교체할 수 있어 하나의 다이어리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명함이나 스티커를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어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경제적 측면에서도 다이어리 커버는 Z세대의 현명한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매년 새로운 다이어리를 구매해야 하지만, 커버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다. 이러한 실용성과 개성 표현의 욕구가 맞물려 다이어리 커버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서울일러스트페어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독립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다이어리 커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포근하고 귀여운 느낌의 캐릭터가 적용된 커버가 Z세대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으며, 이는 불안정한 사회 환경 속에서 위안을 찾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개그우먼 이수지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현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캐릭터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재창조하며 'Z세대의 인류학자'로 불리고 있다. 과거 50대 어머니나 조선족 캐릭터 '린자오밍'으로 인기를 얻었던 그녀는 이제 SNS 인플루언서부터 무당, 대치동 학부모까지 디지털 시대의 특징적인 인물상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특히 인스타그램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를 패러디한 '슈블리맘' 캐릭터는 큰 화제를 모았다. 다이어트 음료 '빼빼수'와 클로렐라 찰떡을 판매하는 이 캐릭터는 실제 인플루언서들이 사용하는 언어 패턴과 행동 양식을 완벽하게 포착했다. "제품 품질을 위해 공장 사장님과 싸우고 왔다"는 과장된 멘트나 소비자를 향한 생색내기식 표정 연기는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예술의 경지"라는 극찬을 받았다.무당 캐릭터 역시 현대 사회의 불안과 미신이 결합된 독특한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18층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땅 기운을 받으라며 계단을 이용하라고 조언하거나, '지옥철'(출퇴근 시간 혼잡한 지하철)을 타는 모습 등은 현대인의 불안과 이를 이용하는 무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제이미 맘'이라는 대치동 학부모 캐릭터는 한국 교육열의 극단적 단면을 보여준다. 휴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고급 브랜드 몽클레르 패딩을 입고 포르쉐 카이엔을 운전하면서도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 부모의 모순적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이수지의 콘텐츠가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한 웃음 유발을 넘어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이를 통해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특별한 공감대가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접근성 또한 그녀의 콘텐츠가 가진 강점이다.Z세대는 기존 언어 체계에 순응하는 대신 자신들만의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며 소통 방식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의 개그맨 문상훈이 연기하는 '일타강사' 캐릭터는 미래에 유행할 신조어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문상훈이 제시한 신조어들은 현대 사회의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도 언어적 감각이 뛰어나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지컬'은 피지컬(신체 능력)도, 뇌지컬(지적 능력)도 없는 사람을 의미하며, '밥플릭스'는 식사하면서 보는 영상 콘텐츠를 지칭한다. 이는 '밥친구'라는 기존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확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테무인간'은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현대 사회의 노력과 성과 사이의 괴리를 잘 포착한 표현이다. '랜선생님'은 비대면 만남을 통해 큰 가르침을 주는 사람을 의미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멘토-멘티 관계를 반영한다.이외에도 한숨을 쉬어 주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한플루언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매운 음식을 의미하는 '위쑤시개' 등 창의적인 신조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단순한 언어 유희를 넘어 Z세대가 경험하는 현실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문상훈의 신조어 창작에 대한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언어적 창의성을 높이 평가하며 '천재'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신조어들은 SNS와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실제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Z세대가 주도하는 이러한 문화적 혁신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현상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첫 세대로서, 기존의 문화 코드를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새로운 코드를 창조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다꾸' 문화에서 볼 수 있듯이, Z세대는 일상적인 물건에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는 대량 생산된 획일적인 제품보다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이 반영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소비 패턴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이수지의 캐릭터 연기가 보여주듯, Z세대는 사회 현상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한다.신조어 창작은 Z세대의 언어적 창의성과 자기표현 욕구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기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새로운 경험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언어적 혁신은 세대 간 소통의 장벽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Z세대가 주도하는 문화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 코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와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 박경률 생활’ 전시..""붓질로 만든 천진난만한 평화"
박경률 작가의 개인전이 6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 위치한 페리지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생활(生活)’을 주제로 한 5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제목에 걸맞게 ‘날마다 기쁘고 좋은 날’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로 10m에 달하는 대형 회화 작품으로, 작가의 ‘그리기’와 ‘생활’이라는 철학을 깊이 담고 있다.박경률 작가는 ‘생(生)’과 ‘활(活)’의 의미를 작품에 반영하여 ‘그리기’를 통한 창조와 그 창조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는 과정을 중요한 테마로 삼았다. ‘생’은 예술가로서 창작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활’은 그 창작된 것이 계속해서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지속적인 과정이다. 그는 이러한 개념을 통해 ‘생활’이라는 제목을 풀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를 진행하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그리기 자체에 집중한 작업으로, 지난 몇 년간 진행된 실험적 작업들을 하나로 모은 결과물이다. ‘무엇이 회화가 되는가?’라는 화두 아래, 박경률은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넘어선 독특한 접근법을 시도해 왔다. 미술교육을 통해 체화된 대상을 재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는 서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대신 형태와 색, 선을 통해 감각적인 자유를 표현하려 했다. 그의 작업은 재현이나 구성에 얽매이지 않고, ‘그리기’ 자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실험적 성격을 지닌다.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회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눈에 모든 장면을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선, 면, 그리고 다양한 색상으로 가득 차 있으며, 관람자는 그 속에서 점차적으로 붓질이 만들어내는 흐름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뚜렷한 형상과 색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형상들이 점차 다른 형태로 변화하고, 붓질에 의해 감추어졌던 형상들이 유령처럼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관람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며, 그림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박경률의 작업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특징은 ‘시간성’이다. 페리지갤러리의 모희 큐레이터는 박경률의 작업에서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작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수정과 덧붙임, 삭제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이러한 변화는 마치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는 것처럼 보인다. 큐레이터는 이를 "작가의 시간과도 다르지 않다"고 표현하며,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변화의 순간들이 작가에게는 의도적이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것들은 차곡차곡 쌓여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박경률은 회화를 그리는 동안 의식적으로 ‘그리기’에 몰입하며, 그 안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붓질은 예술가에게 아무런 제약 없이 순수한 몰입의 시간을 선사한다. 그의 작품은 그러한 몰입이 만들어낸 천진난만한 평화로움을 감돌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생활’이라는 삶의 방식을 표현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이번 전시는 4월 26일까지 계속되며, 관람은 무료로 제공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관람객은 박경률의 회화 실험과 그가 추구하는 예술적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박경률 작가는 2018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독특한 회화 스타일은 미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적 실험을 한층 발전시킨 결과물로, 예술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큰 영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0원부터 시작' 루이비통 한정판 가방…서울옥션, 파격 경매 예고
미술품 경매 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서울옥션이 오는 28일 강남센터에서 '컨템포러리 아트 세일(Contemporary Art Sale)'을 개최하고 105억 원 규모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우환, 김환기, 박서보 등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샤라 휴즈, 쿠사마 야요이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희귀 럭셔리 아이템까지 총 113점이 출품되어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우환 화백의 200호 대작 '다이알로그(Dialogue)'다. 넓은 화폭에 서로 다른 방향과 흐름으로 찍힌 두 개의 붓터치가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2014년 모스크바 게리 타틴시안 갤러리 개인전 출품 이력도 주목할 만하다.김환기 화백의 푸른색 점화는 종이의 섬세한 질감 위에 자연의 울림과 리듬감을 담아낸 수작이다. 파란색 점과 선의 변주를 통해 생동감과 입체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의 붉은색 묘법 대작, 유영국 화백의 추상적인 산 그림 'Mountain(산)' 역시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이다.해외 작가 라인업도 화려하다. '허구적 풍경화'로 유명한 샤라 휴즈의 'Yellow Brick Road(노란 벽돌 길)'은 소설 '오즈의 마법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핑거 페인팅' 기법의 아모아코 보아포의 'Smug Face(스머그 페이스)', 쿠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 패턴이 돋보이는 'Butterfly(버터플라이)', 아야코 록카쿠의 신비로운 소녀 그림도 경매에 오른다.특히 럭셔리 섹션에서는 루이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협업 20주년 기념 한정판 'OnTheGo BB(온더고 비비)' 가방이 시작가 0원의 스페셜 랏으로 등장해 뜨거운 경합을 예고한다.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은 이 가방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슈퍼플랫 판다' 캐릭터와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캔버스가 결합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서울옥션은 이달 26일부터 30일까지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24일까지 서울옥션 본사, 이후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 살롱에서 프리뷰를 진행한다.
-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페미니즘 도서 큐레이션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 또는 더 깊이 있는 페미니즘 이론과 실천을 공부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여성학자들이 특별한 도서 가이드를 준비했다. 여성학자, 여성단체 활동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 10명에게 입문용과 심화용 페미니즘 서적을 추천받아 총 20권의 필독서 목록을 완성했다.정희진 연구자는 입문서로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김은실 엮음/휴머니스트)를 추천했다. 이 책은 단순히 여성에게 언어가 필요한 이유를 넘어, 여성주의가 기존의 논쟁 구도에 어떻게 도전하는지를 보여준다. 가독성, 새로움, 깊이를 모두 갖춘 이 책은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심화서로는 『레이디 크레딧 - 성매매, 금융의 얼굴을 하다』(김주희 지음/현실문화)를 선정했다. 한국사회의 성산업과 섹슈얼리티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킨 역작으로, 여성주의 정치경제학과 연구방법론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권김현영 소장은 데보라 카메론의 『페미니즘』(신사책방)을 입문서로 추천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핵심 의제들에 대한 간명한 설명을 제공하면서도 복잡한 역사와 맥락을 단순화하지 않고 요령 있게 설명한다는 장점이 있다.심화서로는 루시 딜럽의 『페미니즘들』(오월의봄)을 선택했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한 서구중심적, 백인중심적 해석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자이크 역사'라는 새로운 역사쓰기 방법론을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해방 역사를 안내한다.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책이다.신경아 교수는 입문서로 『젠더: 젠더를 둘러싼 논쟁과 사상의 지도 그리기』(래윈 코넬·리베카 피어스/유정미 옮김/현실문화)를 추천했다.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핵심 개념인 '젠더'가 생물학적·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지, 각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적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개인에서 국가, 세계 사회에 걸쳐 어떻게 재생산되어 왔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론서이지만 어렵지 않고, 번역서이지만 좋은 번역 덕분에 막힘없이 읽히는 책이다.심화서로는 『작업장의 페미니즘』(이현경/산지니)을 선정했다. 이 책은 20년 넘게 노동자이자 현장활동가로 살아온 저자가 열두 명의 여성 노동자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이지 않는 노동자'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기까지의 굴곡진 변화 과정을 생생한 목소리로 재현하며, '여성 노동자 페미니즘'의 진수를 보여준다.이현재 전 회장은 입문서로 『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 나무/창비)를 추천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 단순히 여성만을 위한 사상이 아니라 동물, 자연까지도 포괄해야 하는 이유를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쉽게 풀어낸다. 자본주의 구조, 인종차별주의,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여성해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며, 페미니즘이 개인의 권리주장을 넘어 억압되고 착취된 자신의 몸과 타자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실천임을 강조한다.심화서로는 『포스트휴먼 페미니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혁의 힘』(로지 브라이도티/박미선 외 옮김/아카넷)을 선택했다. 브라이도티는 페미니즘을 기후위기, 인공지능, 이주, 빈곤 등과의 관련 속에서 횡단적으로 사고하며,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포스트휴먼 담론으로, 정신/물질 이분법에서 신유물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코페미니즘, 테크노페미니즘, 토착민 사상, 프랑스의 매혹적 유물론, 입장론, 육체유물론 등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며 조에(zoe) 평등주의의 토대를 제시한다.노선이 사무국장은 입문서로 『김지은입니다』(김지은/봄알람)를 추천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말하기(speakout)가 사회를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변화시켜 왔다. 이 책은 성폭력 경험을 소리 내어 말하고 글로 쓰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생존자로서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개인의 상처 치유를 넘어, 우리 모두가 성폭력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심화서로는 『아주 특별한 용기』(엘렌 베스, 로라 데이비스/이경미 옮김/동녘)를 선정했다. 성폭력 생존자로서의 삶과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재해석하며 치유와 회복의 여정으로 나아가는 길에 다정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성폭력 생존자뿐만 아니라, 이들의 치유와 회복을 지원하는 상담자, 연대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페미니스트 교사들은 입문서로 『오늘의 어린이책 1~3』(다움북클럽/오늘나다움)을 추천했다. 어린이에게 성평등 책을 소개하고 싶은 양육자, 교사, 시민들을 위한 이 책은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어린이 도서를 큐레이션했다. 칼럼과 꼼꼼한 서평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책 선택 관점을 갖게 해주며, 공공도서관의 성평등 도서 검열에 맞서는 용기 있는 시도이다.심화서로는 『페미니즘 : 교차하는 관점들』(로즈마리 퍼트넘 통·티나 페르난디스 보츠/김동진 옮김/학이시습)을 선택했다. 페미니즘 내의 다양한 갈래와 의제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소개하는 이 책은 페미니즘의 역사와 사상적 갈래를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페미니즘은 단일한 이론이 아니며, '여성 해방'이라는 핵심 가치도 시대, 지역, 계급,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두 운영위원은 입문서로 『돌봄과 인권』(김영옥·류은숙/코난북스)을 추천했다. 이 책은 가부장적 국가와 성별화된 돌봄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사유하며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특히 여성들이 주로 담당하는 돌봄노동의 부정의를 인권의 관점으로 분석하며, 가족의 자리 대신 시민의 자리를 상상해볼 것을 제안한다.심화서로는 『가족신분사회』(가족구성권연구소/와온)를 선정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일종의 '신분'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족을 둘러싼 부정의한 질서의 해체를 모색한다. 비혼, 혼인평등, 탈시설, 탈가정과 탈학교, 주거권, 성소수자 운동 등 다양한 의제를 연결하여 퀴어가족정치의 지도를 그려낸 점이 특별하다.정영은 대표는 입문서로 『이갈리아의 딸들』(게르 브란텐베르그/히스테리아 옮김/황금가지)을 추천했다. 이 책은 '미러링' 기법을 통해 현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를 통찰력 있게 보여주며, 성차별에 저항하는 '맨움들'의 투쟁 모습을 통해 여성해방운동의 역사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게 한다.심화서로는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캐롤 타브리스/또하나의문화)를 선택했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은 같은가, 다른가'라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남성 중심적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다름'과 '같음'의 기준 자체가 남성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비판한다. 또한 과학 연구가 얼마나 편파적이고 허구적일 수 있는지,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많은 사례들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는지 밝혀낸다.장애여성공감은 입문서로 『어쩌면 이상한 몸』(장애여성공감/오월의봄)을 추천했다. 이 책은 장애여성들의 몸, 관계, 노동, 섹슈얼리티,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애여성 당사자들이 장애정치와 페미니즘이라는 교차적 관점으로 자신의 몸에 대해 말하고 활동해온 경험을 통해, 몸의 경험과 해석, 관계와 연대가 페미니즘 실천에서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다.심화서로는 『가족을 구성할 권리』(김순남/오월의봄)를 선정했다. 이 책은 가족구성권을 "다양한 가족의 차별 해소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가족·공동체를 구성하고, 차별 없는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로 정의한다. 가족형태의 확장뿐 아니라 가족제도의 불평등 속에서 상호의존과 돌봄, 사회적 유대를 확장하는 정치적 실천을 소개하며, 새로운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이유경 사무국장은 입문서로 『가족각본』(김지혜/창비)을 추천했다. 이 책은 성소수자가 가족 질서를 교란시킨다는 주장에 맞서,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가족'이 과연 무엇인지 질문한다. 성별에 따라 역할이 부여된 '가족'이라는 제도에 숨은 차별과 불평등을 다양한 판례, 연구, 역사를 통해 추적한다.심화서로는 『퀴어이론 산책하기』(전혜은/여성문화이론연구소)를 선택했다. 이 책은 퀴어 이론의 전반적인 지형과 논쟁의 흐름을 개괄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특히 '섹스'와 '젠더'의 이론적 쟁점을 자세히 안내함으로써 이분법적 도식을 넘어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이처럼 다양한 전문가들이 추천한 20권의 페미니즘 도서는 입문자부터 심화 학습을 원하는 독자까지 모두를 위한 풍성한 지식의 세계를 열어준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이 책들을 통해 페미니즘의 다양한 관점과 실천 방식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 다운증후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젤리피쉬', 당신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주인공의 사랑과 자립,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가족과 사회의 시선을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연극 '젤리피쉬'가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13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한국 초연 무대를 갖는다.6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에 따르면, 이 작품은 다운증후군이 있는 27세 여성 '켈리'와 바닷가 아케이드에서 일하는 평범한 청년 '닐'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켈리의 어머니 '아그네스'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선 보편적인 사랑과 관계, 그리고 가족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연극 '젤리피쉬'는 영국 극작가 벤 웨더릴(Ben Weatherill)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2018년 영국 부시 시어터(Bush Theatre)에서 초연된 이후, 뛰어난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인정받아 2019년에는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에서도 공연되며 큰 호평을 받았다.원작자 벤 웨더릴은 "무대 위에서 장애인이 살아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보여주는 동시에,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의 서사와 개성을 통해 관객과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그는 장애인 캐릭터를 단순한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 혹은 극적 장치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냄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고,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이번 한국 초연은 '몬스터 콜스', '나무 위의 군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 다수의 작품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력, 그리고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선보여온 민새롬 연출가가 맡아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민새롬 연출은 원작의 깊이 있는 메시지와 감동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적 맥락에 맞게 작품을 재해석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선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특히, 그녀는 켈리와 닐의 사랑을 통해 '다름'이 결코 '틀림'이 아니며, 사랑에는 어떠한 조건이나 제약도 없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섬세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주인공 '켈리' 역에는 무용수 출신으로 다양한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며 탄탄한 연기력과 독보적인 표현력을 인정받아온 배우 백지윤이 캐스팅되어 섬세한 감정 연기와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켈리의 순수하고 당당한 매력을 십분 발휘할 예정이다. 백지윤은 켈리라는 인물을 통해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켈리의 연인 '닐' 역에는 배우 김바다와 이휘종이 더블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과 해석으로 닐의 복잡한 내면과 켈리를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을 표현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켈리의 엄마 '아그네스' 역에는 베테랑 배우 정수영이 출연하여 딸을 향한 깊은 사랑과 걱정, 그리고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강인한 모성애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켈리의 친구 '도미니크' 역에는 배우 김범진이 출연하여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켈리와의 우정을 통해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국가가 선물하는 '성인식 축하금'... 2006년생만 받을 수 있는 청년 문화예술패스
올해 성인이 되는 2006년생 청년들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만 19세가 되는 2006년 출생 청년들을 대상으로 최대 15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 발급 신청을 3월 6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이번에 처음 도입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성인이 된 청년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2006년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통해 감수성을 키우고 여가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청년 문화예술패스'의 가장 큰 특징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2006년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내 거주 2006년생이라면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문화예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별로 정해진 청년 수에 따라 선착순으로 발급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청년들은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좋다.신청 방법은 간단하다. '청년 문화예술패스' 공식 홈페이지(youthculturepass.or.kr)에 접속하여 본인 인증 후 신청하면 된다. 신청 기간은 3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진행되며, 발급받은 패스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발급 여부와 지원금액은 신청 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지원금은 최대 15만원으로, 국비 10만원이 기본적으로 지급되며, 거주하는 지자체에 따라 최대 5만원까지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지자체별 재정 상황과 문화예술 지원 정책에 따라 차등 지급되므로, 정확한 지원 금액은 신청 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부산, 대구 등 광역시의 경우 추가 지원금이 다를 수 있어 거주 지역에 따른 혜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청년 문화예술패스'는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닌 인터파크와 예스24 같은 협력 예매처에서 공연과 전시 티켓 구매 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형태로 제공된다. 이는 지원금이 실제로 문화예술 관람에만 사용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국립극장, 국립발레단, 국립현대미술관 등 11개 국립 예술단체 및 공연시설의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때 사용할 수 있으며, 일부 공연은 추가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주목할 점은 문체부와 문화예술위원회가 '청년 문화예술패스'를 발급받은 이용자가 6월 말까지 한 번도 이용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2차 발급을 통해 더 많은 청년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로, 단순히 신청만 하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청년 문화예술패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는 공연과 전시는 다양하다. 클래식 음악회부터 뮤지컬, 연극, 무용, 국악, 전통예술, 미술전시 등 폭넓은 장르를 아우른다. 특히 평소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접하기 어려웠던 대형 공연이나 인기 전시도 이 패스를 통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성인이 된 청년들이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 경험이 제한되었던 2006년생들에게 의미 있는 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참여 기관과 공연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3월 중순 이후부터 청년 문화예술패스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youthpass19), 카카오톡 채널 등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추천 공연 정보와 할인 혜택 등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전문가들은 이번 '청년 문화예술패스' 정책이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문화예술 소비 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년기에 형성된 문화예술 향유 습관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되어 국내 문화예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일부에서는 선착순 방식의 발급으로 인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청년들이 혜택에서 소외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학, 청년센터 등과 협력하여 '청년 문화예술패스' 정보를 널리 알리고, 모든 2006년생이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 옥택연은 잊어라! 쇼뮤지컬 '드림하이' 귀환 "역대급 캐스팅" 공개
2011년 방영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KBS2 드라마 '드림하이'가 쇼뮤지컬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송삼동, 고혜미, 진국, 윤백희 등 주인공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쇼뮤지컬 '드림하이'는 2023년 5월 초연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2024년에는 일본 라이선스 수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4월 5일6월 1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과 일본(4월 1127일 도쿄 시어터H)에서 동시에 막을 올린다.연출은 신해철 10주년 콘서트, 정해인·이제훈 팬미팅 등 다양한 대형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염현승 감독이 맡아, 감각적이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라이카', '고스트 베이커리' 등에서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박재현 음악감독이 합류하여 완성도를 높인다.드라마에서 김수현이 연기했던 '송삼동' 역은 세븐, 김동준, 진진(아스트로), 영재(갓세븐)가 맡아, 가수 '더 케이(The K)'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옥택연이 연기했던 '진국' 역은 추연성, 장동우, 강승식, 윤서빈이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사한다.'제이슨' 역에는 블락비 유권, 임세준, 그리고 초연에서 어린 삼동 역을 맡았던 김동현이 합류하여, 뛰어난 춤 실력을 선보인다. '백희' 역은 선예와 루나가, '강오혁' 역은 이지훈, 김다현, 정동화가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마두식' 역은 김주호, 태항호, 류승무가, 기린예고 '교장' 역은 박준규, 배해선이 맡는다. 특히, '드림하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하는 박경림이 교장 역으로 직접 출연하여,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쇼뮤지컬 Again(어게인) '드림하이'는 오는 7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 게임계의 5월 전쟁, 당신의 지갑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국 게임 산업의 거물들이 5월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NHN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수년간의 개발 기간과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은 야심작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다. 이번 대결은 단순한 신작 게임 출시를 넘어 각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승부처로, 업계 전체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에 출시되는 게임들이 각 회사의 대표적인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하거나, 글로벌 무대에서 이미 주목받은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독일 게임스컴, 일본 도쿄게임쇼는 물론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까지 소개된 작품들이 포진해 있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넥슨은 5월 27일과 28일 연이어 두 개의 대형 타이틀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먼저 27일에는 2004년 출시 이후 2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대표 IP '마비노기'의 모바일 버전인 '마비노기 모바일'을 선보인다. 이 게임은 2018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으나, 당초 2021년으로 예정됐던 출시가 4년이나 지연되며 게이머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아왔다.개발을 맡은 데브캣의 김동건 대표는 "이번 작품이 김동건이라는 개발자에게는 마지막 MMORPG가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데브캣은 2020년 넥슨이 '던전앤파이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민 대표의 원더홀딩스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이라는 점에서, 게임 개발의 두 거장이 함께 만든 작품이라는 의미도 갖는다.넥슨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8일에는 네오플이 개발한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이 게임은 넥슨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네오플의 첫 번째 싱글 패키지 형식의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에 출품되어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넥슨은 이미 중국의 거대 게임사 텐센트와 PC 플랫폼 버전의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재무적 성과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크래프톤도 5월 28일 스팀 얼리 액세스를 통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inZOI'(인조이)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한다. 인조이는 사실적 그래픽과 깊이 있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소형 언어 모델(SLM) 기반 CPC(Co-Playable Character), 모션 생성 기능, 3D 프린터 시스템 등 크래프톤이 보유한 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의 집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크래프톤은 올해 초 CES에서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선보이며 이를 인조이에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현재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차기작이 절실한 상황이며, 특히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면서 인조이의 성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NHN도 5월 중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출시하며 대작 경쟁에 뛰어든다. 이 게임은 좀비로 인해 황폐해진 가상의 도시 '샌드크릭'에서 생존자들이 다양한 커뮤니티와 만나며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스톱이나 포커 등 웹보드 및 캐주얼 게임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온 NHN으로서는 이번 신작을 통해 본격적인 게임 개발사로서의 역량을 입증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결제, 광고, 클라우드 등 비(非) 게임 사업 비중이 높아진 상황에서 게임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다키스트 데이즈의 성공이 절실하다. 이 게임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한 글로벌 테스트를 마치고 5월 말 오픈 베타 테스트(OBT)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넷마블은 다른 게임사들보다 한발 앞서 5월 20일 'RF 온라인 넥스트'를 출시한다. 이 게임은 2004년부터 20년 이상 서비스하며 글로벌 54개국 2000만 명의 이용자에게 사랑받은 'RF 온라인' IP를 활용한 MMORPG다. 넷마블은 이번 신작의 핵심 콘텐츠로 '신기'(대형 전투 기기), '바이오슈트', '대규모 전쟁'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넷마블로서는 이번 신작의 성공을 통해 흑자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이처럼 쟁쟁한 게임들이 5월에 집중 출시되면서, 지난 4월 20일 출시된 위메이드의 대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생존을 위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게임은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내놓은 첫 대형 게임이라는 점에서 '오너의 명예'가 달린 작품이다. 위메이드는 최근 이용자 대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게임 서비스 개선 계획을 밝히고 각종 업데이트에 나서기로 하는 등 경쟁작의 등장에 앞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게임업계 전문가들은 "5월은 한국 게임 산업의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중요한 달이 될 것"이라며 "각 게임사들이 수년간 준비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총동원한 대작들이 출시되는 만큼, 게임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각 기업의 미래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