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 국립현대미술관, 거장의 창작 비하인드 대방출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2024년 첫 MMCA 필름앤비디오 프로그램으로 ‘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을 선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영화 거장들이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담아낸 작품들을 엄선해 상영하는 기획전으로, 오는 2월 14일부터 5월 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진행된다.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도전과 혁신의 순간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며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첫 번째 상영작은 앙리-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피카소의 비밀’(1956)이다. 이 작품은 거장 파블로 피카소가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밀착 조명한 다큐멘터리로, 1956년 칸영화제에서 특별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이어 핀란드 건축계의 거장 알바 알토와 그의 아내이자 동료 건축가인 아이노 알토의 창작 과정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알토’(2020), 폴란드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구자 스트르제민스키와 그의 제자들의 관계를 조명한 안드레이 바이다 감독의 유작 ‘애프터이미지’(2016)도 상영된다. 또한 독일 현대미술 거장 안젤름 키퍼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그의 예술적 근원을 탐구한 3D 영화 빔 벤더스 감독의 ‘안젤름’(2023)도 관객과 만난다. 무용과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창작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도 준비되어 있다. 샹탈 아커만 감독의 ‘어느 날 피나가 말하길...’(1983)은 독일 표현주의 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그녀의 무용단 부퍼탈을 기록한 작품으로, 현대 무용의 새로운 장을 연 피나 바우쉬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또한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가 아들과 함께 제작한 ‘수퍼 에이트 시절’(2022)은 1972년부터 1981년 사이 촬영된 홈 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 개인의 기억과 시대적 흐름을 담아낸다.음악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리사 로브너 감독의 ‘일렉트로니카 퀸즈: 전자 음악의 여성 선구자들’(2020)은 오늘날 우리가 음악을 만들고 소비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여성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또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 어맨다 킴 감독의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2023)도 상영 라인업에 포함됐다.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창작의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연계 강연과 대담이 진행된다. 영화학자 이윤영(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건축가 박희찬(스튜디오 히치 디렉터), 헤레디움 함선재 관장, 신유진 작가, 어맨다 킴 감독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 영화 속 창작 과정과 시대적 맥락을 탐구하는 ‘스크리닝 & 토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상영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이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며 창작의 순간을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와 대담을 통해 예술과 창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창작의 순간-예술가의 작업실’ 프로그램의 자세한 일정과 예매 방법은 국립현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일상의 몸짓에 깃든 삶의 의미" 양정욱, '올해의 작가상' 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4'의 영예는 움직이는 조각을 통해 삶의 의미를 전하는 양정욱 작가에게 돌아갔다.양정욱 작가는 일상적인 움직임에 이야기를 불어넣은 독창적인 조각 작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삶의 애환과 희망을 담아내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올해의 작가상 2024' 후보 작가 전시에서 양 작가는 신작 '아는 사람의 모르는 밭에서', '서로 아껴주는 마음'을 비롯해 '일시적인 약도', '기억하려는 사람의 그림' 등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대표작들을 선보였다. 특히,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김해주 싱가포르아트뮤지엄 선임 큐레이터는 양 작가의 작품에 대해 "위로를 전하는 예술의 힘을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평했으며, 루바 카트립 뉴욕현대미술관 PS1 큐레이터는 "국제 무대에서 더욱 활약할 가능성이 큰 작가"라고 극찬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또한 "양정욱 작가는 평범한 일상과 이상적인 꿈을 조화롭게 엮어내어 가장 인간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다"고 평가했다.'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매년 4명의 후보 작가를 선정하여 신작 제작 및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양정욱 작가를 포함하여 윤지영, 권하윤, 제인 진 카이젠 작가가 후보에 올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올해의 작가상 2024' 후보 작가 전시는 10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되며,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제2의 강수진' 탄생… 박윤재, 로잔 콩쿠르 제패하며 세계로 날아오르다
'발레 올림픽'으로 불리는 스위스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무대 위, 앳된 얼굴의 한국 소년이 좌중을 압도했다. 고난도 동작을 가볍게 소화하는 탄탄한 기량, 음악에 완벽히 몰입한 섬세한 표현력에 관객들은 숨죽인 채 무대에 빠져들었다. 주인공은 바로 만 16세의 발레리노 박윤재 군이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25 로잔 콩쿠르'에서 한국 남자 무용수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 발레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박윤재 군은 이번 콩쿠르에서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폭넓은 기량을 선보였다. 결선 무대에 오른 그는 먼저 '파리의 불꽃' 중 남성 무용수의 기교를 극대화한 화려한 독무를 선보이며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이어 킨슨 찬 안무의 '레인'에서는 절제된 동작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180도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찬사를 받았다.심사위원들은 "뛰어난 신체 조건과 타고난 재능, 끊임없는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185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풀한 점프와 정확한 테크닉,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은 심사위원들은 물론 경쟁자들까지 감탄하게 만들었다.어릴 때부터 발레 신동으로 불린 박윤재 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계원예중을 거쳐 현재 서울예고에서 발레 유망주들을 다수 배출한 리앙 시후아이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적인 발레 학교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박윤재 군은 "어릴 적 꿈에 그리던 로잔 콩쿠르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어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세계적인 무용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한편, 로잔 콩쿠르는 1973년 시작된 이래 세계적인 무용수들을 배출한 권위 있는 대회다. 한국에서는 1985년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동양인 최초로 입상하며 주목받았고, 이후 김유진(2005년), 박세은(2007년)이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발레의 위상을 높였다. 박윤재 군의 이번 쾌거는 한국 발레의 밝은 미래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제2의 강수진'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 죽은 남자가 사랑한 두 여자의 '비밀'... '러브레터'의 충격적 반전
일본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러브레터'(1995)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근 주연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과 함께, 영화가 담고 있는 깊은 서사와 상징성이 재조명되고 있다.'러브레터'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닌, 인간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작품이다. 영화는 두 명의 이츠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데, 한 명은 조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자 이츠키이고, 다른 한 명은 그의 중학교 시절 동명이인이었던 여자 이츠키다.이야기는 히로코가 죽은 약혼자 이츠키의 옛 주소로 보낸 편지에서 시작된다. 놀랍게도 답장이 돌아오고, 이는 과거 이츠키와 같은 반이었던 여자 이츠키로부터였다. 이 우연한 편지 교환은 두 여인의 삶을 뒤흔들며, 잊혀진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둘 되살린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적 장치들이다. 도서 대출 카드에 새겨진 이름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고 '푸른 산호초'라는 노래까지. 이 모든 요소들은 단순한 소품이 아닌, 깊은 의미를 내포한 상징으로 작용한다.특히 '푸른 산호초'는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중요한 모티프다. 이츠키가 마지막 순간에 불렀다는 이 노래는 "남쪽의 바람을 타고 달려가네"라는 가사처럼, 고베에서 오타루로 향하는 그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500km나 떨어진 두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거리를 넘어, 현재와 과거, 삶과 죽음을 가르는 상징적 거리로 작용한다.영화는 또한 도플갱어 모티프를 통해 정체성과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다. 히로코와 여자 이츠키의 놀라운 외모적 유사성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그들이 공유하는 깊은 정신적 연결성을 암시한다. 이는 불일불이(不一不二)의 세계관을 통해 더욱 깊이 있게 표현된다.마지막으로, 영화는 기억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가 영화의 모든 장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기억은 파편적이고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완전한 형식을 이루듯, 영화도 관객의 기억 속에서 특별한 의미로 재구성된다.
- '성조기' 벗어던진 캡틴 아메리카, 당신은 누구 편입니까?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12일 개봉)가 정치적 논쟁의 한가운데 섰다. 흑인 배우 앤서니 매키가 첫 흑인 캡틴 아메리카를 맡아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지만, 그의 발언이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갈등을 건드리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발단은 지난달 로마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였다. 매키는 "캡틴 아메리카는 많은 것을 상징하지만, '미국'이 그 중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명예, 품위, 존엄성, 성실함을 갖춘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그의 발언은 곧바로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정치적 올바름(PC) 논쟁으로 비화했다. 보수층은 "반미주의자", "워크 배우"라며 맹비난을 퍼부으며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을 상징하는 영웅이 어떻게 미국을 대표해서는 안 되느냐"는 것이다. 반면, "미국 정부에 맞서 싸워온 캡틴 아메리카는 이상적인 미국의 가치를 상징할 뿐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매키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높다.논란이 확산되자 매키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며, 캡틴 아메리카는 평생의 영광"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가장 미국적인 영웅'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미국 사회의 '단층'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캡틴 아메리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맞서 싸운 미국 만화 속 영웅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방패에는 성조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는 오랫동안 미국의 힘과 정의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그러나 최근 미국 사회에서는 '미국적 가치'에 대한 재정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인종차별, 사회 불평등 등 해묵은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이러한 맥락에서 흑인 배우가 캡틴 아메리카를 맡은 것은 단순한 캐스팅 변화를 넘어 '새로운 미국'을 향한 열망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키의 발언 역시 캡틴 아메리카를 특정 국가의 영웅이 아닌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인류의 영웅'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영화 속에서도 현실 정치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붉은 헐크로 변신한 로스 대통령이 백악관을 파괴하는 장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다. 제작사인 디즈니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액션과 놀라움에 집중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적 올바름(PC)'을 추구해온 디즈니의 행보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설공주', '모두의 리그' 등 디즈니의 다른 작품들도 PC 논쟁에 휘말리며 흥행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를 넘어 미국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거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캡틴 아메리카는 분열된 미국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 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몫이다.
- '실제 부부'가 연기하는 고종-명성황후, 충격적인 '비하인드' 공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금자탑 '명성황후'가 30주년을 맞아 더욱 웅장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제작진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이번 공연의 방향성을 공개했다.윤호진 예술감독은 "'명성황후'의 30년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며 "한국적 정서와 세계적 보편성의 조화를 추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성황후'는 1995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LA, 런던 등 세계 유수의 무대를 석권하며 K-뮤지컬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2007년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09년에는 1000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이번 30주년 공연에서는 특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성황후 역에는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이, 고종 역에는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이 캐스팅되어 각자만의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실제 부부인 김소현과 손준호의 호흡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김문정 음악감독은 작품의 성공 비결로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를 꼽았다.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의 한국적 정서에 호주 편곡자의 서양적 색채가 더해져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이브 합창을 고수하는 전통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합류한 차지연은 "따뜻하고 자유로운 명성황후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주년부터 함께해 온 신영숙은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 '명성황후'의 생명력"이라고 강조했다.안재승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현대적 공연 문법을 적극 도입했다고 밝혔다. 아날로그적 요소들을 디지털화하고, 드라마의 디테일을 현대 관객의 취향에 맞게 수정했다는 것. 윤홍선 프로듀서는 "30년간 한 번도 같은 무대를 반복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혁신을 예고했다.'명성황후'는 3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명성황후’ 30주년, 파워 캐스팅으로 귀환
한국 대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올해 30주년을 맞아 관객과 다시 만났다. 이 작품은 이문열의 희곡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 선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다. ‘명성황후’는 1995년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무대에 올라 당시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를 맞아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작품성은 물론 흥행에도 성공하며, 첫 해에는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한 6개 부문을 석권했다.작품은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의 협업으로 50여 곡의 음악을 만들어내며 한국적 정서와 웅장한 선율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또한, 고증을 철저히 거친 600여 벌의 궁중 의상과 독창적인 무대 연출이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경사진 원형 회전 무대는 조선 후기의 혼란스러움과 세계 열강 속에서 침몰해 가는 이미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며 호평을 받았다.이 뮤지컬은 이후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2007년에는 국내 뮤지컬 작품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2009년에는 1000회 공연을 돌파했다. 199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높였다. 그 후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등지에서도 공연을 펼쳤다.‘명성황후’는 그동안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쳐왔다. 2015년에는 호주 출신의 편곡자 피터 케이시와 협업을 통해 공연을 새롭게 구성했고, 2021년 25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야기를 전하는 송스루 형식에서 벗어나 대사를 추가하여 극적 흐름을 강화했다. 또한, 스토리와 안무의 재구성도 이루어졌다.올해 30주년 공연에는 명성황후 역에 배우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이 캐스팅되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고종 역은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이 맡았으며, 명성황후를 마지막까지 지킨 호위무사 홍계훈 역할은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이 맡아 다채로운 캐스팅을 완성했다. 공연은 3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명성황후’는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창작 뮤지컬 최초로 100만 명을 돌파한 작품이다. 또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역사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설 연휴 동안에도 많은 가족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이 작품의 깊이 있는 역사적 내용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함께 즐겼다.이 작품의 특별함은 그동안 명성황후 역을 맡았던 많은 배우들이 작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다. 1995년 초연 당시 윤석화 배우가 처음으로 명성황후 역할을 맡았고, 이후 이태원, 김원정 등이 2대 명성황후로 발탁됐다. 특히 이태원은 10년 넘게 작품에 참여하며 ‘명성황후’ 하면 떠오르는 대표 배우로 자리 잡았다. 20주년 공연에서는 김소현과 신영숙이 명성황후 역을 이어받아 공연을 이끌었고, 올해 3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차지연이 새롭게 참여해 캐스팅의 화려함을 더했다.‘명성황후’의 또 다른 매력은 웅장한 무대와 감동적인 노래들이다. 앙상블의 군무는 무대의 크기를 가득 채우며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특히 ‘수태굿’ 장면은 전통 한국 미를 잘 드러내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운명의 무게를 견디리라’라는 삼중창은 명성황후, 고종, 홍계훈의 목소리를 통해 각자의 고뇌와 운명을 절절하게 전달한다. 클라이맥스 장면인 ‘백성이여 일어나라’에서는 명성황후의 노래와 연기가 돋보이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힘을 발휘한다.하지만 일부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무대 장치가 비교적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주로 사용한 점이 최근의 화려한 무대 연출과 비교될 때 상대적으로 소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미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역사적인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을 잘 그려내며, 한국 뮤지컬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임을 부인할 수 없다.‘명성황후’는 3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계속해서 공연될 예정이다.
- 흥겨운 우리 가락으로 새해 시작 !한복 입고 함께해요
문화체육관광부는 을사년 새해를 맞아 온 국민에게 희망찬 기운을 전하고 문화예술, 체육, 관광 분야의 힘찬 도약을 기원하는 '2025 설날음악회'를 개최한다.오는 5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음악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예술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을 주축으로 지역 예술인들과 국립청년예술단원까지,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실력파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길놀이와 축원덕담'으로 시작을 알리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관객들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어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은 '여민락과 봉래의'를 통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무용단 청년교육단원들은 '또 다른 나를 찾아서(상선약수 중)' 탈춤으로 젊은 에너지를 발산한다.최근 드라마 '정년이'의 흥행으로 창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립창극단은 이번 음악회에서 '정년이'의 주요 장면을 특별 공연으로 선보인다. 드라마의 감동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재현하여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국립민속국악원과 국립남도국악원 단원들은 구성진 가락의 민요 연곡으로 새해의 희망찬 기운을 노래하고, 국립무용단은 '오고무·삼고무를 위한 무고'를 통해 강렬하고 역동적인 북 연주와 춤사위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마지막 무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장식한다. 전통 장단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신뱃놀이'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선보이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현장에서 관람할 수 없어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국악방송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또한 13일 저녁 9시에는 국악방송 채널 '국악무대'에서도 방송되어 더 많은 시청자들이 안방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특히 이번 음악회는 우리 고유의 멋과 아름다움을 지닌 한복을 널리 알리는 데에도 힘쓴다. 주요 참석자들이 한복을 입고 참석하여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낼 예정이며, 한복을 입고 공연을 관람하는 일반 관람객에게는 관람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 회고록 쓴 빌 게이츠, 충격적인 과거 공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 빌 게이츠가 새로운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봤다. 그의 회고록인 『소스 코드: 나의 시작』(열린책들)은 게이츠의 어린 시절부터 25세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으며, 오는 5일 한국에서 출간된다. 이번 회고록은 3부작으로 예정된 게이츠의 자서전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으로, 그가 어떻게 개인 컴퓨터 혁명을 이끌었는지, 그리고 그의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다.게이츠는 최근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회고록 집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특히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대화가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책 작업은 매우 개인적인 프로젝트였고,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했다"며 자신이 겪었던 성장의 과정과 이를 가능하게 한 사람들의 영향을 강조했다.회고록에서는 그가 MS를 창립하기 전, 하버드대학교에서 자퇴하고, 시애틀의 부유한 동네에서 자라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풀어낸다. 또한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과의 갈등, 그리고 절친한 친구였던 켄트의 죽음 등이 중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폴 앨런과의 관계는 특별했지만, 때로는 순진하게 회사 일에만 몰두하기도 했다"는 게이츠의 언급은 그가 창업자로서의 어려움과 갈등을 솔직히 드러낸 부분이다. 특히 게이츠는 "운이 좋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이 겪은 성공적인 경로가 결코 전형적인 '완벽한 길'이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자아와 함께 했던 어려운 경험들을 회상하며, "당시 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고백은 그가 경험한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은 그의 성장 배경을 더욱 인간적으로 풀어낸다. 그는 "어머니와의 반항적인 관계, 특히 규칙을 따르지 않던 문제아로서의 모습"을 솔직하게 회고하며, 이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강조했다. "어머니와 싸우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 부모님은 나를 잘 이끌어주셨다"는 말에는 그가 배우고 성장한 경험들이 담겨 있다.게이츠는 기술 발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AI와 같은 디지털 혁명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AI의 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지만, 현재로선 그 기술이 인간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AI의 위험성과 그 사용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게이츠는 또한, 오늘날 테크리더들이 정치와 사회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그는 "세대 간 부의 편중을 최소화하고, 권력의 집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테크기업들이 창출하는 막대한 부가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빌 게이츠의 회고록은 그의 기술적 혁신과 함께, 그가 겪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고백하는 책이다.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그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 100년 만에 돌아온 '선원전' 이름표…경복궁이 반긴다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경복궁 선원전(璿源殿)의 편액이 100여 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왕실의 근본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재인 만큼, 그 의미와 가치가 남다르다.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을 받아 일본에서 선원전 편액과 잡상 1점을 환수했다고 3일 밝혔다. 편액은 건물 처마 끝에 장식하는 기와인 잡상과 함께 국내로 돌아왔다.가로 312㎝, 세로 140㎝에 달하는 이 편액은 검은 바탕에 금빛 글자로 '선원(璿源)'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선원은 '옥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중국 역사서 '구당서'에서 왕실을 옥에 비유한 데서 유래했다. 편액 테두리에는 구름 무늬와 함께 부채, 보자기 등 보물 문양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과거 격식 높은 건물에 걸렸음을 짐작하게 한다.전문가들은 이 편액이 조선 시대 궁궐에서도 가장 신성시되던 공간인 선원전의 것으로 보고 있다. 선원전은 역대 왕의 어진(초상화)을 모시고 제례를 올리던 곳으로, 조선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왕이 거처를 옮길 때마다 어진도 함께 옮겨 모실 정도로 왕실의 지극한 존숭을 받았다.문화재청은 여러 기록과 정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에 환수된 편액이 1868년 경복궁 중건 당시 선원전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번 환수는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선원전 편액은 단순한 예술품을 넘어 조선 왕실의 권위와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이다.문화재청은 이달 2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환수된 편액을 공개할 예정이다. 100여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선원전 편액은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