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해양
- 2년 만에 금융이해력 급하락.."청년층, 금융 문맹 심각해"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 이해 수준이 2년 전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낮아졌으며, 재무 관리 및 목표 설정에 관한 습관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2024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만 18세 이상 79세 이하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성인들의 금융 이해력 점수는 65.7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조사에서 기록된 66.5점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2.7점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금융이해력은 세 가지 분야, 즉 금융 지식, 금융 행위, 금융 태도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금융 지식 항목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2년에는 78.3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6.6점으로 하락했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2022년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으나, 2023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금융 행위 항목에서는 재무 상황을 점검하는 습관이나 장기적인 재무 목표를 설정하는 점수 역시 낮았다. 재무 점검 항목은 43.4점, 장기 재무 목표 설정 항목은 42.5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재무 관리 점수는 더욱 부진했다. 20대는 재무 점검에서 33.2점, 재무 목표 설정에서 36.1점으로, 2022년의 55.8점과 48.0점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금융 태도 부문에서는 53.7점으로, 2022년보다 1.3점 상승했다. 그러나 금융 지식과 금융 행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점수를 보이며, 여전히 금융 이해에 취약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금융 태도의 개선이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의 특성별로 분석한 결과, 20대와 70대,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금융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후 준비와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은 50대와 60대, 그리고 고소득층의 금융 이해도는 향상된 것으로 보였다. 이로 인해 세대와 계층 간 금융 이해력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45.5점으로, 2년 전보다 2.4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과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접근성과 교육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고,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고령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교육을 강화하고, 청년층에게는 1대1 재무 상담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e-금융 교육센터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교육 콘텐츠 제공을 늘려 실질적인 금융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아울러 학교에서도 금융 교육을 강화하고, 금융 및 경제 과목을 안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한은과 금감원 관계자는 "청년층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 교육을 제공하여, 이들이 합리적인 재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한, 어린 시절부터 금융 교육을 시작하여 금융 태도의 개선을 유도하고, 금융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SKT 해킹 여파로 초긴장, 금융권 '안면인증' 강화
SK텔레콤(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권에서 보안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들은 SKT 해킹 사건 이후 보안 대응을 강화하며, 특히 SKT의 망을 이용한 알뜰폰 서비스를 운영하는 금융사들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은 유출된 고객 정보를 악용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이상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KB국민은행은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Liiv M)’을 운영하며 SKT를 포함한 통신 3사의 망을 사용하고 있어 이번 해킹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SKT 망을 이용한 고객들에게 유심 보호 및 교체 신청을 안내하고 있으며,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이를 위해 ‘비상대응TF(태스크포스)’를 꾸려 외부 기관과 협력하며, 외부 해킹 위협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인증서 발급 시 얼굴인증 절차를 추가하여 보안 강화를 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기존과 다른 휴대기기에서 금융 거래를 시도할 경우 추가적인 인증 절차를 요구하는 등, 금융거래 안전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신한은행도 SKT 해킹 사고 이후 보안 대응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기존과 다른 휴대기기에서 전자금융 거래를 시도할 경우 기존의 ARS 인증 대신 안면인증을 요구하는 새로운 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이상 거래를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있으며, FDS(이상거래 탐지시스템) 기능을 통해 부정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나은행도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추가 인증 절차를 도입했으며, FDS 시스템을 통해 이상 거래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강화된 인증 절차는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와 동시에 금융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우리은행은 고객이 다른 휴대기기를 이용할 경우 안면인식을 거쳐 인증서를 재발급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유심 복제 의심 대상에 대해 전자금융 FDS 탐지 정책을 강화하고, SKT 해킹에서 악용된 악성코드를 차단하는 기술적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전사적인 시스템 점검을 통해 악성코드를 찾아내고 이를 차단하는 보안 관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심 탈취에 특화된 전자금융 FDS 탐지 규정을 추가하여 사기 거래를 미리 탐지하고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SKT 해킹 사고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과 본인 인증 방식 변경을 권장하고 있으며, 신한라이프는 SKT 인증을 통한 로그인을 제한하고 다른 인증 수단을 권장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농협생명과 KB라이프는 SKT와 알뜰폰을 통한 인증을 제한하며, 이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가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중요한 안전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카드사들도 SKT 해킹 사건을 계기로 본인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환금성이 높은 거래나 주요 사고 가맹점에서 승인이 발생할 경우 상담사가 정밀 심사를 진행하고, 고객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결제 사용을 제한하는 등, 위험 거래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유출된 유심 정보를 이용한 임의의 부정접속을 탐지하는 FDS 감시 기능을 높였으며, 현대카드는 SKT와 알뜰폰 사용자의 휴대폰 기기 변경 시 이상 거래 탐지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했다. BC카드는 타 금융사 애플리케이션 호출을 통해 추가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며, 신한카드는 추가 인증 절차를 한 단계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금융감독원은 24일 금융사들에게 유심 해킹 사고에 대한 유의사항을 공문으로 전달하며, 휴대전화 본인 인증이나 문자 메시지 인증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경우 추가 인증 수단 도입을 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KB라이프와 NH농협생명은 SK텔레콤의 휴대폰 본인 인증을 중단하고, KB캐피탈도 휴대폰 인증을 통한 로그인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는 금융사들이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고, 해킹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해석된다.이번 SKT 해킹 사건은 금융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금융사들은 보안 강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SKT 망을 이용한 알뜰폰 서비스와 관련된 금융사들은 고객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 인증 절차 도입과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고객의 안전한 금융 거래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금융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고, 향후 해킹 사고와 같은 위험 요소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금융권은 앞으로도 보안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 해운대 관광객 '머니 파워' 노린다! 올리브영이 차린 '돈 되는' 간식 성지
해운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새로운 쇼핑 명소가 탄생한다. CJ올리브영의 인기 간식 브랜드 '딜라이트 프로젝트'가 부산 해운대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K-푸드 열풍에 새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딜라이트 프로젝트 해운대점'은 오는 30일 문을 열며, 132㎡ 규모로 해운대 핵심 상권에 자리잡는다. 이 브랜드는 2021년 1월 올리브영이 리뉴얼 론칭한 건강 간식 브랜드로, '베이글칩'과 '벌꿀약과' 같은 대표 제품들이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 방문 시 꼭 사야 할 쇼핑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특히 최근 3년간 외국인 매출이 연평균 30배씩 증가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는 객단가가 높은 뷰티 브랜드들을 제치고 외국인 매출 기준 인기 브랜드 TOP 10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해운대점은 딜라이트 프로젝트 전용 특화 매장으로, 인기 제품인 베이글칩과 벌꿀약과뿐만 아니라 명인 부각, 클렌즈샷, 단백질쉐이크 등 전체 라인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건강하지만 차별화된 맛과 식감'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시식 공간인 '테이스팅 바'를 상시 운영해 고객 체험을 강화했다. 또한 제품 탄생 스토리와 외국인 관광객 인기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마존도 마련해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해운대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제품도 눈길을 끈다. 부산의 대표 먹거리인 씨앗호떡을 활용한 '씨앗호떡 달고나'와 부산 한정 신제품 '허니 머스터드 베이글칩'을 최초로 선보인다. 관광객들의 기념품 수요를 겨냥한 전용 선물 세트 '해운대 빨미까레 기프트 컬렉션'도 개발해 판매한다.CJ올리브영은 5월 31일까지 오픈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부산 지역 올리브영 매장에서 받은 '딜라이트 프로젝트 해운대점' 소개 리플렛을 지참해 방문하면 베이글칩 본품 1개를 랜덤으로 증정한다.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한정판 에코백을 선착순 100명에게 제공하며, 2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할인 혜택도 마련했다.올리브영은 이번 해운대점 오픈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아 해운대 상권 전체의 고객 유입을 촉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푸드의 인기와 함께 딜라이트 프로젝트의 성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 한미, 첫 통상협의서 '협의 틀' 마련.."방위비·FTA 언급 없었다"
한국과 미국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조치'가 종료되는 7월 초까지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합의는 양국 간의 여러 경제적 이슈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차기 한국 대통령 선거(6월 3일) 이후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협의는 워싱턴 DC에서 최상목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USTR)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협의에서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상호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한 최 부총리는 양측이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7월 패키지'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세,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환율 정책 등 4개 주요 분야에서 협의를 진행할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번 협의에서 양국 간의 인식 공유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하며, 협의가 차분하고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한미 간의 포괄적 합의는 차기 한국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국은 또한 산업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간 실무 협의를 개최하고, 내달 15일부터 이틀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그리어 대표와 추가적인 고위급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환율 정책과 관련해서는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 간에 별도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미국 측이 환율조작 관련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이는 미국 재무부가 별도로 논의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 부총리는 이날 협의에서 한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 투자, 조선,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의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에 부과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양국 간 경제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강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면제나 예외 조치를 요청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을 포함한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협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협의에 배석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한미 교역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제고하고,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상호 기여 방안도 논의됐다. 그는 협의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쌀과 소고기 수입 확대와 관련된 사항도 협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안 장관은 한국 대선 이후 양국 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때까지 합의하는 것이 협상의 목표치"라고 답하며, 일부 이슈가 합의된다고 해서 먼저 시행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번 협의는 양국 간 협의 과제를 좁히고, 논의 일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최 부총리는 "신속한 협의가 이루어진 데 대해 양측이 환영하며, 차분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협의는 미국 재무부 청사에서 오전 8시부터 9시 25분까지 진행되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등장'은 없었다. 양측은 이날 협의에서 기념주화를 주고받기도 했다.한미 간의 경제 협력은 앞으로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총리는 "양국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의는 한국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패키지 합의'의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하며, 양국 간의 경제적 관계는 더 긴밀하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 '4분기 연속 0.1% 미만 성장'...IMF 위기 때도 없던 경제 참사
한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며 저성장을 넘어 침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지난해 2분기 역성장(-0.2%)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1년간 사실상 '제로 성장'에 머물렀으며, 경제성장률이 네 분기 연속 0.1%를 밑돈 것은 과거 경제위기 때도 없었던 이례적인 상황이다.특히 우려되는 점은 1분기에 주요 지출 항목이 모두 전기 대비 감소했다는 것이다. 내수 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져 국내총생산에서 비중이 큰 건설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매 분기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기 대비 감소율은 -3.2%,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2%에 달한다. 건설투자 부진은 매 분기 성장률을 0.3~0.6%포인트씩 갉아먹고 있다.한국은행은 "건설은 고금리 시기를 거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미분양 증가, 주요 원자재값과 인건비 급등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1년간 성장의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뜨거웠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여전히 침체 상태다.민간소비도 지난해 3·4분기 반등(0.5%·0.2%)했다가 다시 주춤(-0.1%)했다. 한은은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증했던 내구재 소비의 기저효과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목돈 지출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그간 성장률을 꾸준히 받쳐온 설비투자(-2.1%)와 수출(-1.1%)도 부진했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수출 품목이 감소했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철강·석유화학 등의 수출이 줄었다. 에너지와 원자재·중간재 수입도 동시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한 '불황형 성장' 덕분에 성장률 하락을 일부 상쇄했다.정부 소비(0.0%포인트)와 투자(0.1%포인트)의 성장 기여도는 미미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가 선제적인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지 않고, 재정 조기 집행에만 매달린 결과라고 지적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정국 혼란이 성장세 악화를 더했다. 신규 부양책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속에 더딘 예산 집행이 충격을 키웠다"고 말했다.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4월에도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는 20년 장기 평균선(100)을 밑돌며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점이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고 미국 관세로 인한 부정적 충격이 본격적으로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트럼프 관세폭탄'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LG전자 '가격 인상' 선언
LG전자가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전사 차원의 시나리오를 지속 검토하고 대응하고 있다"며 "유통과 협의를 통해 일정 수준 판가 인상을 통한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LG전자는 2분기에 미국 관세 정책 리스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영향으로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관세 인상을 회피할 수 있는 미국과 멕시코 현지 공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구체적으로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해 미국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증량된 물량을 기준으로 미국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까지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미국 내 생산 제품 및 시설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비교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LG전자는 일부 고율관세 부과 국가의 생산 제품에 대해서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윙 생산 체제를 활용해 최적의 생산지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분기부터 본격 부과되는 미국발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도 검토할 방침이다."관세 대응 전체 금액에 대한 제조 원가 개선, 판가 인상 등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판가 인상에 대한 고객사 협의는 이미 완료됐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3, 4분기에 상호관세가 본격화되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 영향에 대해서는 2분기에 고객사와 별도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LG전자는 생산지 체계 기반을 활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경쟁 구도에서 밀리지 않고 적극 대응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환경과 경쟁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필요하다면 판가 인상 검토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 위기 직면한 LG이노텍, 2분기 실적 둔화 예고
LG이노텍이 2023년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오히려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다. 1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초과하며 증시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모듈 시장의 경쟁 심화,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하 둔화, 그리고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실적 악화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2분기부터 실적 둔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증권사들이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8개 증권사는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리며 LG이노텍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으로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5.50% 하락한 13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LG이노텍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조98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예상치를 12% 상회하는 수치로,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었다. 이 실적 발표 후 LG이노텍의 주가는 4.90%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증권사들은 LG이노텍의 실적 하락 요인으로 여러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카메라 모듈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부문에서 수익성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카메라 모듈 부문은 비수기 영향으로 2분기부터 실적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폰 출하 둔화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은 삼성전자, 애플 등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들과의 거래로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고객사의 출하가 둔화되면 자연스럽게 LG이노텍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셋째,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생산은 주로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국에 대한 수출에 있어 관세 문제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LG이노텍의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가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실적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19만원에서 17만원으로 내리며,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3조9079억원, 영업이익은 51% 급감한 7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의 비수기 영향과 1분기에 선반영된 재고 축적 수요의 반작용으로 실적 감소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하가 제한될 것"이라며, 1분기의 보급형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미 반영되었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과의 무역 분쟁 우려와 함께 증가한 고객사 및 유통 채널 내 재고가 2분기 말부터 부품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장, 반도체 등 주요 고객사들이 무역 분쟁을 염두에 두고 부품 주문을 늘린 상황이라, 이로 인해 늘어난 재고가 부품사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증권사들은 3분기에는 북미 스마트폰 고객사의 플래그십 신제품 생산 본격화와 성수기 진입을 예상하며 하반기에는 실적 회복 가능성을 보고 있다. 특히 LG이노텍의 주가는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0.7배 수준으로 과거 20년 최저치인 0.6배에 근접하고 있어, 저평가된 주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9월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부품 생산이 6~7월부터 본격화되면서 계절적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전환되는 시점을 활용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LG이노텍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카메라 모듈 시장의 경쟁 심화, 주요 고객사의 출하 둔화, 그리고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으로 인해 증권가의 전망은 부정적인 상황이다. 실적 둔화가 예상되는 2분기 이후 하반기 실적 회복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 운동화 유행에 구두업계 휘청... 실적 '뚝'
더 이상 정장에 구두, 치마에 하이힐이라는 공식은 절대적이지 않다. 편안함을 앞세운 운동화와 스니커즈가 일상복은 물론 격식을 갖춘 복장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전통적인 구두를 주력으로 삼아온 국내 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재택근무 확산과 함께 편안한 복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MZ세대를 중심으로 실용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패션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구두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형지에스콰이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490억 원으로 전년 733억 원 대비 33.1%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61% 줄어 11억 원에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17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무려 90% 이상 폭락했다.탠디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1028억 원으로 전년(1132억 원) 대비 9.2% 감소했으며, 소다와 미소페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경통상도 각각 18.1%, 12.4%의 매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명품 구두 브랜드인 지미추코리아의 매출이 소폭(1.5%) 증가에 그친 것 역시 구두 시장 전반의 침체 분위기를 반영한다.이처럼 구두 기업들의 매출이 뚝 떨어진 배경에는 패션 트렌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자리한다. 원마일웨어, 이지웨어, 애슬레저룩 등 편안하고 활동적인 의류가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그에 어울리는 신발, 즉 운동화와 스니커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은 '편안함'을 최우선 가치로 만들었고, 사무실 복장 규제 완화는 구두의 설 자리를 더욱 좁혔다.특히 여성들 사이에서는 하이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불편함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하이힐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스포츠 브랜드들의 약진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푸마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4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2% 증가했고, 아식스코리아는 같은 기간 31.0%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147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편안한 신발을 찾는 소비자들이 구두 대신 운동화로 발길을 돌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구두 외면 현상은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신발 산업 전체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애슬레저 스니커즈 등 라이프스타일 슈즈 매출은 3% 증가한 반면 패션 신발 매출은 3% 하락했다. 심지어 할리우드 유명 배우의 이름을 딴 하이힐 브랜드 SJP가 11년 만에 폐업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구두 중에서도 발이 비교적 편한 플랫슈즈나 메리제인슈즈 등은 지난해 9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편안함'이라는 키워드가 구두 시장 내에서도 중요해졌음을 시사했다.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편안함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리 잡았고, 애슬레저와 젠더 뉴트럴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실용적인 신발 선호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전통 구두 기업들은 변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편안함과 디자인을 모두 잡는 새로운 형태의 신발 개발이나 브랜드 이미지 변신 없이는 구두업계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 '동결' vs '인상' 내년 최저임금 심의 시작
2026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식 심의 절차가 4월 22일 시작된다. 이번 심의는 고용노동부가 3월 31일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를 위원회에 전달한 데 따라 열리게 됐으며, 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위원장 선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심의에 돌입했다. 심의는 90일 이내에 마무리돼야 하며, 법정 시한은 오는 6월 29일이다.올해 심의는 조기 대선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여론과 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이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이뤄지는 구조상 정치적 함의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최저임금과 관련한 각종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업종별·기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공식 언급했으며, 대선 경선 후보였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입장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이번 심의의 핵심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모아진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0원으로 처음으로 1만 원대를 돌파했으나, 인상률은 1.7%에 그쳐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양대 노총은 아직 구체적인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난해 제시했던 1만 2600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반해 사용자 측은 올해 수준인 1만 30원을 유지하는 ‘동결’ 주장을 고수할 전망이다.이번 심의에서는 최저임금의 ‘확대 적용’과 ‘차등 적용’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택배기사, 배달기사 등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이들은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 형태로 일하면서 기존 최저임금법의 사각지대에 있었지만,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최임위에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면서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들 노동자에 대한 적용 여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매년 논란의 중심이 되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용자위원 측은 일부 영세 업종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지난해에도 음식점업, 택시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업 등 구체적인 업종을 예시로 들며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방안을 주장했으나, 논의 끝에 부결됐다. 그러나 올해는 국민의힘이 차등 적용을 공약으로 언급한 만큼, 경영계의 주장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최저임금 심의가 이루어지는 올해는 산업계 전반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과 ‘상호관세’ 등 대외 변수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노동시장 역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과 폐업률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사용자 측의 입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반면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 저임금 해소 등을 명분으로 최저임금의 실질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양대 노총은 제1차 전원회의 개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심의에 임하는 입장과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한편,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90일 내 의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 기한 내 의결된 사례는 전체 심의 중 9건에 불과하다. 올해 역시 치열한 노사 대립과 이해관계의 충돌로 법정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매년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7월 중순에는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창용, 추경 언급에 "중앙은행 독립성 강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외교정책협회(FPA) 시상식에서 FPA 메달을 수상한 뒤 만찬사에서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한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입장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이 총재는 "대통령 탄핵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양당의 재정 정책에 대한 견해가 상반되는 가운데, 재정 부양책을 언급할 경우 정치적 편향으로 비칠 수 있었다"며 그동안의 고민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계엄사태 이후 내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었다"며, 연초 경제 성장률 전망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와 함께 일정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된다면 "한국의 경제 정책만큼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메시지를 국제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국가 신용 등급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추경 언급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 결정의 옳고 그름을 평가할 것"이라며, "중앙은행가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상기시키면서도, "경제학자는 때로는 정치인만큼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경제 정책과 정치적 현실을 고려한 결정이 중요하다는 그의 입장을 반영한 발언이다. 이창용 총재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IMF는 내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당히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며, 수출 중심 구조를 가진 우리 경제는 대외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 국가들의 관세 인상은 한국의 수출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생산하는 수출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또한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외환과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와 환율에 미친 영향에 대해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자유롭고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은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객관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중앙은행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균형 잡힌 평가와 정책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이 총재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경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복잡한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발언이었다.한편, 이 총재가 수상한 FPA 메달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책임감 있는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준 인물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그가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