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위생 논란 터진 서울 유명 빵집.."진열된 빵에 혀 할짝"
서울의 한 유명 빵집에서 한 어린이가 진열된 빵에 혀를 내밀어 맛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에는 한 남자 어린이가 진열된 빵에 혀를 대고 입맛을 다시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빵은 슈가파우더가 뿌려진 것으로 보이며, 어린이는 이 부분을 궁금해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영상은 빠르게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고, 대부분은 어린이의 비위생적인 행동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여러 댓글에서는 "이제 개별 포장되지 않은 빵은 먹을 수 없다", "빵집에서 꽈배기 설탕을 핥고 가는 아이들을 자주 봤다", "아이들이 빵을 손으로 찔러보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다"는 경험담을 공유하며, 비슷한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음을 전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러니 노키즈존을 두는 게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하지만 이 논란은 특정 아이의 행동에만 그치지 않았다. 영상을 본 많은 이들은 빵집에서 진열되는 빵에 대한 위생적 관리 문제를 지적하며, 이러한 비위생적인 진열 방식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사람들은 빵을 고를 때 손님들이 직접 만지지 않더라도, 여러 사람이 빵과 가까운 거리에서 침이나 이물질이 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부는 "진열된 빵이 손님의 가방이나 옷에 닿은 걸 봤다"고 말하며, 빵집의 위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빵집 외에도 다른 음식점에서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대형 베이커리에서 일할 때 이런 일이 정말 많았다", "도너츠 가게에서 포장 전인데 하나씩 손으로 눌러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현재 국내 식품위생법에서는 음식점이나 빵집에서 판매하는 식품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다. 따라서 케이크 돔이나 덮개 사용을 강제로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빵집들이 진열된 빵에 위생 커버를 씌우지 않거나 보호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진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빵을 선택하는 데 있어 불안감을 느끼게 하며, 위생 상태에 대한 의문을 일으킨다. 한편, 음식점에서 진열된 빵에 파리나 벌레가 앉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 식품위생안전학과 심원보 교수는 "파리와 같은 벌레는 감염병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며 "빵 위에 앉은 파리가 세균과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진열된 빵을 방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파리는 장티푸스, 콜레라, 결핵 등을 전염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어, 빵집에서 파리나 다른 벌레가 진열된 빵에 앉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부경대학교 식품과학부 김영목 교수는 "파리가 앉은 빵을 며칠간 방치하면 교차오염을 통해 세균이 증식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파리나 모기를 매개로 인수공통전염병이 전염된 사례는 드물다"며, 비록 그런 사례가 적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생 관리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빵집이 진열된 빵을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단순한 소비자의 불편을 넘어서, 위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현재 논란을 일으킨 아이의 행동은 빵집의 위생 관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식품 위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빵집을 비롯한 모든 음식점들은 위생적인 진열 방식과 안전한 관리 방법을 채택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또한, ‘노키즈존’과 같은 정책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어린이와 부모들에게도 공공장소에서의 위생적인 행동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 올해만 3차례..부산 도로, 또 싱크홀 발생
부산 사상~하단선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싱크홀 사고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산시와 사상구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 30분께 사상구 학장동 사상~하단선 건설 현장 인근 도로에서 길이 5m, 깊이 5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당시 지역에는 약 30㎜의 비가 내렸으며, 오전 7시에는 사고 발생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도 길이 3m, 깊이 2m의 작은 싱크홀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대시켰다. 인근 사상공업단지로 출근하던 김모(54)씨는 “비가 오는 날에는 이 길을 이용할 때마다 불안해하며,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고는 2023년부터 시작되어 올해에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부산 사상~하단선 건설 현장 인근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반복적인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3차례, 2024년에는 벌써 8차례의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대형 싱크홀로 인해 트럭 2대가 8m 깊이로 추락했으며, 8월에는 차량이 싱크홀에 빠져 운전자가 부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이런 사고들은 안전 관리 체계의 미비함을 시사하며, 대규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부산교통공사와 행정당국은 지난해 여름까지 땜질식 처방만을 이어가다 9월의 대형 싱크홀 사고 이후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부산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폭우와 차수 공법의 부실을 지목하며, 2월에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원회는 사상~하단선 2공구 전체에 대한 지반 침하 위험도 평가를 실시하고, 지표면까지 차수 공법을 확대하며, 지하수 누수가 많은 구간에 대해서는 차수 성능을 강화하는 공법으로 보강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정기적인 계측 관리와 분석, CCTV 조사를 실시하고, 월 1회 이상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시행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를 기반으로 부산교통공사는 10일에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시공사와 함께 안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 발표 사흘 만에 또 다시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부산교통공사는 공사 구간 1,100곳에 수직 차수 보강 그라우팅 공법을 적용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을 내세웠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반복된 싱크홀 사고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부산시가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임시적인 조치만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부산시가 도시 기반 시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점검을 통해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상~하단선은 부산 2호선 사상역에서 하단역까지 연결되는 총연장 6.9㎞ 규모의 철도 노선으로, 2026년 말 개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 구간에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는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로, 부산시와 관련 기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전 점검과 보강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실효성 있는 원인 분석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부산교통공사는 반복적인 사고를 막기 위해 더욱 엄격한 관리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 붕괴 사고 4일째, 광명 대형 공사 현장 붕괴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가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실종자 수색을 위한 소방당국의 밤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전날인 13일 오후 2시10분부터 실종자 수색 재개를 위한 안전조치에 착수했다. 낙하물 제거 및 상부 안전펜스 정비 작업이 먼저 진행됐으며, 오후 10시에는 굴삭기 3대를 투입해 구조작업이 이뤄질 경사면 확보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오후 10시38분에는 토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덮개 설치 작업까지 마무리됐다. 이러한 작업은 14일 오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14일 오전 1시36분에는 사고 현장 인근 음식점 앞에 위치한 H빔 8개를 절단하고, 불안정한 복강판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같은 시각 광명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오전 3시37분 전체 구조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소방당국은 비로 인해 토사 붕괴 등 2차 사고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구조대원과 장비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단 결정을 내렸으며,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한 뒤 오전 6시30분께 다시 작업을 재개했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기상 악화로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토목전문가와 협의해 상부 안전펜스를 제거하고 낙하물 고정작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9시에는 소방당국과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현재까지 이뤄진 안전조치의 효과와 구조대원의 지하 진입 가능 여부, 구조작업 재개 시점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소방당국은 상부 안전 조치를 완료하는 대로 구조대원의 지하 진입을 통해 본격적인 수색을 재개할 방침이다. 사고 현장은 붕괴 이후 도로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 침하가 발생하는 등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3시13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이던 신안산선 5-2공구 지하터널 내부 기둥에서 균열이 생기며 터널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발생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 19명이 있었으며, 이 중 17명은 무사히 대피했고, 1명은 13시간 만에 구조됐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직원 A씨가 실종된 채로 남아있다. 실종자 A씨에 대한 수색작업은 사고 이튿날인 12일에도 이어졌으나, 오후 들어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오후 3시1분 구조대원이 철수했고, 오후 8시5분에는 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 투입도 중단됐다. 이후 13일 오전 열린 상황판단회의에서 구조 작업 재개를 위한 안전조치를 선결과제로 설정하고, 준비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이번 사고는 대형 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중대한 인명사고로, 실종자의 조속한 구조는 물론, 정확한 붕괴 원인과 시공사의 안전관리 책임 여부를 둘러싼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터널 내부 기둥에서 발생한 구조적 균열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진술과 설계·시공 기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뒤따를 예정이다. 구조작업은 기상 상황과 현장 안전 확보 여부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유관기관은 구조 인력과 장비의 추가 투입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 부산이 통째로 삼켜진다! 하루 만에 연달아 발생한 '죽음의 싱크홀'
부산 사상구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두 사고 모두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 공사 현장 인근에서 발생해 공사 안전 관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부산 사상구청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경 사상구 감전동 새벽시장 인근 도로에서 가로·세로 각 3m, 깊이 2m 규모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이는 전날인 13일 학장동 동서고가도로 인근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폭 5m, 깊이 4.5m 크기의 대형 싱크홀과 불과 300~400m 떨어진 지점이다.현장을 목격한 인근 상인 김모(58)씨는 "아침에 가게를 열려고 나왔다가 도로가 푹 꺼진 것을 발견했다"며 "어제도 근처에서 땅이 꺼졌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하루 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불안하다"고 말했다.사상구청과 부산교통공사는 즉시 현장에 출동해 해당 도로의 1개 차선을 통제하고 안전 조치를 취했다. 구청 관계자는 "순수한 싱크홀인지, 도시철도 공사 굴착 과정에서 발생한 지반 붕괴인지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주변 지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두 싱크홀이 발생한 지점은 모두 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으로 확인됐다. 이 노선은 총 연장 6.9km로, 2019년 착공해 2027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는 약 8,2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지역 시민단체는 공사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시민안전연대 관계자는 "대규모 지하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하수 흐름이 바뀌거나 지반이 약해질 수 있다"며 "이틀 연속 같은 공사 구간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것은 분명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부산교통공사 측은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 지역에 대한 정밀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필요시 공사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전문가들은 도심지 지하 공사 시 지반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박모 교수는 "지하철 공사와 같은 대규모 굴착 작업은 주변 지반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특히 지하수 관리와 지반 보강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런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상구청은 해당 지역 주민과 상인들을 대상으로 안전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며, 추가 피해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태권도 관장 ‘징역 30년’..유족 "사형보다 가볍다"
태권도장에서 5세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10일 아동학대 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재판부는 A씨가 피해 아동을 약 27분간 방치하며 사망의 위험성을 인식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한, 다른 20여 명의 아동을 오랜 기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이를 장난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진실을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A씨는 학대 행위 후에도 다른 사범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변명하고, 피해 아동이 의식을 잃은 상황에서도 태권도장으로 올라가 CCTV 영상을 삭제하고 사범에게 허위 증언을 강요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사망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부족하며, 일반인이라도 이 같은 행위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 아동의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태권도장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에게 큰 불안감을 조성했다"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CCTV 영상에 대한 해석이 공소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학대 의도를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변론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변명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이날 재판이 끝난 후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오열하며 쓰러졌고, 법원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아 퇴장했다.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아동 보호법이 너무 약하다. 솔직히 사형보다 더한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이게 최대 형량인 것 같다"며 "2심, 3심이 어떻게 진행될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분노를 드러냈다.한편, A씨는 1심 선고 직후 의정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해 왔으며,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보인다.사건은 지난해 7월 12일 경기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발생했다. A씨는 말아서 세워둔 매트 사이에 5세 아동 B군을 거꾸로 넣고 방치했으며, 이 과정에서 B군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A씨는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오히려 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조사 결과, A씨는 B군을 포함해 총 26명의 아동에게 매트에 거꾸로 넣거나 볼을 꼬집고 때리는 등 총 124차례에 걸쳐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태권도 관장의 직위를 악용한 잔혹한 아동학대 범죄로 평가되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향후 항소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제주4·3, 침묵의 역사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유네스코가 인정한 진실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 결정은 제주4·3 사건이 '침묵과 금기의 역사'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록유산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제주도는 4월 11일, 프랑스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11시 5분에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진실을 밝히다: 제주4·3 아카이브’를 세계기록유산으로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했다.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2023년 11월에 유네스코에 제출한 등재 신청서는 유네스코 등재심사소위원회(RSC)와 국제자문위원회(IAC)로부터 긍정적인 권고를 받았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집행이사회는 4·3 기록물의 역사적 중요성과 진정성, 그리고 전 세계적인 중요성을 인정하여 등재를 최종 결정했다. 이번 등재는 제주 지역에서 처음 공론화된 지 13년, 그리고 도와 재단이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7년 만에 이루어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제주4·3 기록물은 사건의 진상과 그 후의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운동 과정을 담고 있는 방대한 자료로, 총 1만4673건에 달한다. 주요 자료에는 1948년과 1949년에 이루어진 불법 군사재판의 기록인 수형인 명부와 육지 형무소에서 보내진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증언(1만4601건), 시민사회단체의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운동 관련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3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지난 2월 열린 국제자문위원회는 4·3 기록물을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루며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하며, "화해와 상생을 위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언급했다.유네스코는 인류의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1992년부터 세계의 기억(Memory of the World·MOW)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세계적 중요성과 기록물의 진정성, 완전성, 희귀성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 한국에서는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8건의 기록물이 등재되었다.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등재를 통해 4·3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세계와 함께 나누겠다"며 "4·3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인권 교육의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는 4·3 사건의 역사적 의의를 세계에 알리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2788억 쏟아붓고도 해결 안 되는 의료 대란... 정부의 '의료개혁' 실체는?
정부가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을 기존 80시간에서 72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의료개혁 실행 과제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2025년 추진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정부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는 전공의의 연속근무 시간을 주당 72시간, 연속 근무시간 24시간으로 단축하는 등 시범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그간 전공의는 '교육을 받는 수련생'보다는 '병원의 노동력'으로 인식돼 오면서 과도한 근무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 수련받아 왔다"고 지적했다.정부는 지난해 8월 '전공의 수련 혁신'을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핵심 과제로 발표했으며, 올해 예산 2788억원을 확보해 국가 핵심 인재인 전문의 양성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또한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필수진료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전문의 수급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시작으로 월 100만원의 수련 수당을 지급했고, 올해는 산부인과 등 8개 필수진료과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박 차관은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통해 발표한 과제들은 이미 이행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지역 포괄 2차 병원 육성, 비급여 관리,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등 2차 실행방안의 각 과제는 의료계도 시급성∙필요성을 인정하는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후속 작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 차관은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수급추계 논의기구와 관련한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이 이번 주 정부에 이송돼 다음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칠 예정"이라며 "정부는 수급추계위원회가 조속히 출범하도록 하위 법령 마련, 위원 위촉, 수급추계센터 지정 등 후속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을 비롯한 의료개혁 과제들을 착실하게 추진하고, 비상진료체계를 차질 없이 운영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이번 조치는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은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 '3개월 안에 반전' 예언했던 천공, "파면이면 어떻나"
무속 논란에 휩싸였던 역술인 천공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그의 역할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천공은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13618강 尹 전 대통령 파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하늘이 내린 대통령이 왜 파면됐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나라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파면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내가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진짜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언급하며 “내가 희생해서 국민이 좋다면 그것이 진짜 대통령”이라며 “아무리 악조건이라도 국민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금은 나라가 어떤 상태인지, 그 실체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며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인데, 국민들이 지금까지 나라를 방치해왔다”고 주장했다. 천공의 이번 발언은 그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했던 말과 비교하면 다소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를 통해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을 당시, 천공은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며 “하늘에서 점지하지 않은 대통령은 가짜”라고 말했다. 그는 “당에서 조직적으로 만든 지도자는 하느님의 뜻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조직에서 나온 인물이 아니라 국민이 그의 행동을 보고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시국이 어려울 때 박정희 대통령이 그렇게 나왔듯이 윤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것을 두고도 “하느님이 절대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며, 국민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공부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3개월이 매우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바르게 봤다면 하늘에서 힘을 모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올해는 상당히 힘든 시기를 겪겠지만, 이것은 자신을 공부하는 시간”이라며 “내년 설이 되면 국운이 바뀌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예언했다. 그러나 천공의 주장과는 별개로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8대 0 만장일치로 내렸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했으며, 탄핵 심판 과정에서도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행위는 헌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평가되며,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어졌다. 천공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권에 발을 들일 때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무속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실 이전 과정에서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실 이전을 위해 군 관계자와 함께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방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천공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개인 의견인지, 아니면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계를 염두에 둔 것인지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다시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 확보를 돕는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천공이 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일각에서는 천공이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 사저 정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그의 측근 인사들이 당내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힘 내 친윤계 인사들은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요구하는 반윤(反尹) 인사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당의 향후 방향성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천공의 발언이 향후 정치적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 “일주일만에 또” 하동서 산불..240여 명 대피중
경남 하동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6시간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발생한 산청 산불 피해 지역과 불과 3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시 45분 산불 1단계를 발령한 뒤, 2시간 만인 오후 3시 30분에 2단계로 격상했다. 산불은 7일 낮 12시 5분쯤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의 한 야산에서 시작됐다. 산림당국은 즉시 헬기 5대를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며, 오후 1시 45분을 기해 산불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피해 예상 면적이 50~100㏊ 미만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자 오후 3시 30분 2단계로 격상했다. 오후 5시 10분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은 약 63㏊로 추정되며, 총 4.6㎞의 화선(불이 번지는 경계) 중 2.9㎞가 진화된 상태다. 현재까지 진화율은 62%로 집계됐다. 산림당국은 헬기 35대, 장비 40대, 인력 408명을 긴급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강한 바람과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주불(산불의 중심 불길)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동군 관계자는 “불길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고 연기가 짙어 주불 진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동군의 바람 세기는 초속 0.1~1.8m 수준이었으나, 낮 12시 이후부터는 초속 2.1~3.8m로 강해졌다. 특히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에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5.5~5.9m에 달해 불길 확산을 부채질했다. 기온 역시 오전 7시 5.4도에서 오후 2시 23도로 급상승했으며, 같은 시간 습도는 64%에서 13%까지 떨어져 건조한 상태가 유지됐다. 산불 발생 직후 하동군은 회신마을과 양지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주민 326명을 옥천관 및 옥종고등학교로 대피시켰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대피 주민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귀가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은 실화(사람의 실수로 인한 화재)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70대 남성이 예초기 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할 예정이다. 산불 발생 직후 해당 남성은 자체적으로 불을 끄려다 양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동 산불이 시작된 지 약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2시 36분에는 인근 경남 산청군 금서면 향양리의 한 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헬기 3대, 차량 8대, 인원 135명을 투입해 43분 만인 오후 3시 19분 주불을 모두 진화했다. 산불 원인은 인근에서 발생한 작은 불이 산불로 번진 것으로 추정되며, 당국은 잔불 정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현재 강풍과 건조한 기후 조건 속에서 추가 산불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전국 주요 산림 지역의 감시 및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산불 잡으려다 사람 잡는 헬기 사고..“노후화 해결해야”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과정에서 44년 된 노후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 산불 진화 헬기의 노후화 문제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노후 헬기의 교체 및 유지 보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41분께 북구 서변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 5대 중 1대가 추락해 조종사 정모(74) 씨가 사망했다.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으며, 탑승자는 조종사 1명뿐이었다. 추락한 헬기는 벨(BELL) 206L 기종으로 44년 전에 생산됐으며, 동구청이 산불 진화용으로 임차해 운영 중이었다.이와 유사한 사고는 지난달에도 발생했다. 2월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에서 대형 산불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기장 박모(73) 씨가 사망했다. 해당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이 보유한 S-76 기종으로, 1995년 7월에 생산돼 약 30년 가까이 운항한 기체였다. 2022년 11월에도 강원도 양양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수행하던 47년 된 S-58T 기종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노후한 진화 헬기가 반복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통해 낡은 헬기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사례에서도 노후 헬기의 문제는 화재 초기 진압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는 총 50대이며, 이 중 20년 이상 된 기체가 65%(33대)에 달한다. 특히 30년 이상 운항한 헬기도 12대나 포함되어 있어 노후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소방당국이 임차한 진화 헬기들 역시 오래된 기종이 많아 담수 용량이 적고, 잦은 고장 위험에 노출돼 있다. 경북도가 보유한 19대의 헬기 중 13대가 기령 30년을 넘었으며, 심지어 1962년에 제작된 헬기도 1대 존재한다. 대구시의 경우, 자체 보유한 헬기 2대 중 1대는 2019년에 제작된 비교적 최신 기종이지만, 나머지 1대는 2005년 제작된 기체다. 또한 구·군에서 임차한 4대의 헬기 모두 20년 이상 된 것으로 나타났다.임차 헬기의 경우, 민간업체가 국토교통부의 헬기 운항 지침에 따라 관리하지만, 실질적인 안전성 검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노후 헬기일수록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해 운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충분한 예산 확보와 체계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이번 대구 헬기 사고가 노후 기체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노후 헬기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점검을 실시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산불 진화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희문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정부는 매뉴얼대로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노후 헬기의 순차적인 교체 계획을 마련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헬리콥터는 여객기나 전투기 같은 고정익 항공기보다 조종이 어려우며, 냉·난방 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조종사의 체력 소모가 큰 편이다. 이에 따라 비상 상황 발생 시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조종 가능 연령을 법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대식 구미대 항공헬기정비학과장은 “현행 항공안전법에는 헬리콥터 조종사 연령 제한이 없지만, 사고 감소를 위해 연령 제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이번 대구 헬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노후 헬기의 안전성 문제를 재점검하고, 보다 체계적인 산불 진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장기적인 시각에서 헬기 교체 및 유지·보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산불 진화에 있어 헬기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노후 기체 운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