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교사 인권은 어디로?" '하늘이법', 정말 최선일까
정부가 추진 중인 '하늘이법' 입법을 둘러싸고 교육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 안전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 법안이 오히려 교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정부와 여당이 검토 중인 '질환교원심의위원회' 법제화의 핵심은 교원 임용 단계부터 정신건강 검진을 의무화하고, 재직 중인 교사들에게도 주기적인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상 증세가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분리 조치와 직권 휴직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현직 교사 A씨(30대)는 "정신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권 휴직 대상이 될 수 있다면, 누가 자발적으로 치료를 받으려 하겠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정신질환의 기준과 범위가 모호한 상황에서 이러한 법제화는 오히려 문제를 더욱 음지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심의위원회에 학부모와 학생까지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교사 B씨는 "교사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가진 학부모가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심의 기록이 유출될 경우 해당 교사가 '신뢰할 수 없는 교사'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걱정도 제기되고 있다.현재 국회에는 교육공무원법, 학교폭력예방법, 학교보건법 개정안 등 10여 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주요 내용으로는 교원 임용 전 인·적성 검사와 정신건강 검진 시행, 재직 중 주기적 심리검사 실시, 이상 증세 교원 긴급 분리, 학교전담경찰관 증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OECD 평균을 상회하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부족한 심리 상담 지원 시스템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정신질환이 있는 교원을 심사하는 것보다, 교사들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지 않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교육부는 이번 법안이 제2의 김하늘 양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오히려 이러한 법제화가 교사들의 정신건강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학교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 e스포츠 천재의 몰락..“성관계 거부당해 죽였다”
지난해 5월, 한국인 여성 현아 씨(33)가 출장 차 베트남으로 향한 지 하루 만에 호텔 객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인물은 그녀의 남자친구 이 씨로, 그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명 프로게이머 '야하롱'으로 알려져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성관계를 거부해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범행의 동기와 경위가 차츰 밝혀지면서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이 씨는 현아 씨보다 하루 먼저 베트남에 입국했다. 하지만 여행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호텔 근처에서 난동을 부리다 베트남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상태였다. 이에 이 씨를 석방시키기 위해 현아 씨가 급히 베트남으로 향한 것이다. 이 씨의 구금 이유는 기괴했다. 그는 원래 예약한 호텔의 여성 직원에게 비정상적인 요구를 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화를 내며 난동을 부렸다. 이후 로비에 머물다가 갑자기 팬티만 입은 채 뛰쳐나가 호수를 응시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주민의 신고로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옷을 벗고 경찰에 저항한 그는 결국 구금되었다.현아 씨는 베트남 경찰서에서 이 씨를 데리고 나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 그러나 호텔 객실에서 두 사람 사이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씨는 입실한 지 불과 10분 만에 객실을 나와 옥상으로 향했고, 이후 자살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내가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부검 결과, 현아 씨의 몸에서는 심각한 폭행 흔적과 목이 졸린 자국이 발견됐다. 얼굴에는 여러 개의 상처가 있었으며, 다리 안쪽에는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멍이 남아 있었다. 전문가들은 "목이 졸린 흔적과 함께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한 흔적이 남아 있다"며 "범인이 목을 조른 뒤 베개로 코와 입을 막아 질식사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씨가 베트남에서 보인 이상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23년, 그는 한국의 한 네일숍에서 알몸으로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당시 마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베트남 사건 후 진행된 마약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그의 범행이 마약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이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양극성 장애(조울증) 1형을 앓고 있었으며, 병역 면제 판정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망상과 충동적인 행동이 잦았으며,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에도 조증이 심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신질환이 범행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떠올랐다.사건 초기, 이 씨는 "성관계를 거부당해 화가 나서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말을 바꿔 "여자친구가 성매매를 했다고 해서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진술을 바꾼 이유는 감형을 노린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베트남 법상 단순 살인은 7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지만, 계획적이고 잔혹한 동기가 입증될 경우 무기징역이나 사형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베트남에서 강제 구인될 당시 이 씨는 별다른 폭력적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범죄 심리 전문가는 "만약 여자친구가 아니라, 제압이 힘든 사람이 베트남에 갔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결국 그는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게만 폭력을 행사하는 비열한 가해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현아 씨는 이 씨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씨가 위기 상황에 처하자 결국 그를 돕기 위해 베트남으로 향했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이 씨는 현재 베트남 하노이 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재판이 끝날 때까지 면회가 금지된 상태다. 그의 현지 변호인은 정신 감정을 의뢰했으며, 현재 감정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유족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비슷한 피해를 막길 바라며, 사건의 전말이 낱낱이 밝혀지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 "바닷속 샅샅이 뒤졌다" 부안 어선 화재 실종자 수색 4일째, 2명 찾았다
전북 부안군 왕등도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 사고로 실종됐던 선원 2명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사고 발생 3일 만에 전해진 안타까운 소식이다.16일 부안해양경찰서는 오후 1시 20분경 해양재난구조대와 민간 어선의 협조를 통해 해저를 예망(그물로 끌어당기는 방식) 수색하던 중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발견된 시신은 한국인 1명과 외국인 1명으로 확인되었으며, 화재가 발생한 선박으로부터 반경 4km 부근 해상에서 발견되었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의 진술, 지문 확인, 그리고 유전자(DNA) 검사 등을 통해 이들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DNA 검사는 시신의 상태를 고려할 때 신원 확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지난 13일 오전 8시 39분경, 왕등도 동쪽 4km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부산 선적 근해 통발어선 제2022신방주호(34톤급)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어선에는 총 12명의 선원이 승선하고 있었으며,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은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불길과 폭발음, 그리고 순식간에 번지는 화염 속에서 선원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해야 했다.사고 당일, 한국인 2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3명 등 총 5명이 인근 어선과 해경에 의해 구조되었다. 구조된 선원들은 저체온증과 화상 등의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7명의 선원들은 실종되어 가족들과 동료들의 애를 태웠다.해경은 화재 당시 나머지 승선원 7명이 불길을 피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바다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차가운 바닷물과 거센 파도는 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었다.사고 발생 직후부터 해경은 경비함정 25척, 민간 선박 21척, 항공기 5기 등을 동원하여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해경은 실종자들이 조류에 휩쓸려 멀리 떠내려갔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색 범위를 넓혀가며 밤낮없이 수색을 이어갔다. 또한 해저 수색을 위해 해양재난구조대와 민간 어선의 협조를 받아 예망 방식으로 해저를 샅샅이 훑었다.해경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남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고려하여 수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번 사고로 해경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도 병행할 예정이다. 특히, 선박의 노후화, 안전 점검 미흡, 그리고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의 적절성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이재명 습격범, 정치 폭력 끝은 15년형
지난해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김모(68) 씨에게 대법원이 징역 15년의 형을 확정했다. 김씨는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번 판결은 원심에서 내려진 형량을 그대로 유지한 결과이다.대법원 2부는 13일,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주심을 맡은 오경미 대법관은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 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김씨가 주장한 상고이유를 반영하지 않고, 원심의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김씨는 지난해 1월 2일 오전 10시 27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이재명 대표를 공격했다. 당시 이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된 상황 설명을 듣고 이동 중이었다. 김씨는 이 대표에게 다가가며 "사인해 달라"고 요청한 뒤, 갑자기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찔렀다. 이 공격으로 이 대표는 내경정맥을 다쳐 수술과 치료를 받았고, 8일 만에 퇴원했다.1심에서 김씨는 자신을 독립투사와 비교하며 정치적 명분에 의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후 변론에서 그는 비로소 자연인 이재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그의 반성이 진지하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한, 이 범행이 단순한 생명권 침해를 넘어서, 선거를 앞둔 이 대표에게 공격을 가함으로써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고 민주적 질서를 심대하게 훼손한 행위로 간주되었다.2심에서는 김씨가 피해자 측에 양형 조사를 요청하며 피해를 보상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의 갑작스러운 접근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자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는 등 노력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지지자로 가장해 접근한 뒤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에게 공격을 가한 행위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김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김씨는 징역 15년을 복역하게 되었다.한편, 과거에도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흉기 공격 사건이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격한 지충호 씨는 상해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며,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 역시 정치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으며, 대법원의 판결이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김씨의 사건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범행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정치인 안전에 대한 논의와 함께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비행기 타기 이렇게 힘들었나? '보조배터리 규제' 대폭 강화
국토교통부가 항공안전 강화를 위해 오는 3월 1일부터 국내 항공사 여객기에서 '리튬이온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 안전관리 체계 강화 표준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것으로, 보조배터리로 인한 잠재적 화재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새로운 표준안의 가장 큰 특징은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의 '가시성 확보' 의무화다. 승객들은 이제 해당 물품을 반드시 투명한 비닐봉지나 보호 파우치에 넣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항공사는 이를 위해 체크인 카운터와 기내에 투명 비닐봉지를 비치할 예정이다. 다만, 보조배터리의 단자를 덮개나 절연테이프로 적절히 보호한 경우에는 투명 봉지 사용이 면제된다.용량과 수량에도 엄격한 제한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00Wh 이하의 보조배터리나 전자담배는 1인당 최대 5개까지만 반입이 허용된다. 100~160Wh 용량의 배터리는 항공사의 사전 승인을 받아 2개까지만 가능하며, 160Wh를 초과하는 대용량 배터리는 아예 기내 반입이 금지된다. 특별한 사유(예: 의료기기 충전)가 있는 경우에만 추가 승인이 가능하며, 승인된 물품에는 특별 스티커가 부착된다.기내에서의 안전관리도 대폭 강화된다. 보조배터리나 전자담배의 기내 충전이 전면 금지되며, 이는 좌석 USB 포트나 다른 보조배터리를 이용한 충전 모두를 포함한다. 승객들은 보조배터리가 과열되거나 부풀어 오르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승무원에게 신고해야 하며, 좌석 틈새에 끼인 경우에도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보안 검색 절차도 한층 강화된다.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는 의심스러운 보조배터리 발견 시 추가 검색을 실시하며, 미승인 배터리 적발 시 항공사에 인계하여 처리한다. 적발 건수는 매월 항공사에 통보되어 자체 시정 조치를 요구받게 된다.국토부는 에어부산 화재 사고의 원인이 보조배터리로 확인될 경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규제 강화를 검토할 예정이며, 외국 항공사에도 동일한 수준의 규제 적용을 권고할 방침이다. 다만, 휴대전화나 노트북처럼 자체 합선 방지 장치가 내장된 전자기기는 이번 강화된 표준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 '성폭행범 혀 절단' 징역형 사건 재심 결정
61년 전 성폭행 시도에 맞서 싸우다 오히려 가해자가 되어버린 한 여성의 오랜 투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부산고등법원은 최말자(78)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며, 1964년 당시 19세 여성에게 가해진 부당한 법적 판단을 다시 살펴보게 됐다. 당시 최 씨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영장 없는 체포와 감금, 기본적 인권 보장 절차 무시 등 심각한 불법이 자행됐다. 최 씨는 부산지검에서 독방에 감금된 채 수갑을 찬 상태로 검사 심문을 받았으며, 구속 사유나 변호인 선임권 등 기본적인 법적 권리도 고지받지 못했다.결국 최 씨는 중상해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로서는 성폭행 피해자가 자기방어를 위해 취한 행동마저 범죄로 처벌받는 악순환이 반복됐던 것이다.이번 재심 인용까지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으나, 부산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은 검사의 위법 행위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잇따라 기각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최 씨 진술의 신빙성과 검사의 위법 행위 가능성을 인정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이번 부산고법의 재심 인용으로 이어졌다.재판부는 최 씨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60세가 넘어 검정고시를 치르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여성단체의 도움으로 재심을 청구하게 된 그의 여정에 "부자연스럽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또한 재판부는 "수십 년 전에 발생한 수사기관의 범죄 혐의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는 최 씨에게 수사기관이 공소를 제기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불법 수사와 인권침해에 대한 현대적 시각의 재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제 최 씨는 1심부터 새로운 재판을 받게 된다. 6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실을 밝힐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과거 여성들이 겪었던 부당한 처우와 법적 차별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경찰, 전광훈 내란 선전·선동 혐의 추적..특임전도사 2명도 조사
서울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와 관련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두고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8건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자 조사를 통해 혐의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특히, 전 목사의 발언이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유발한 주요 원인으로 보고, 그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다.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해 총 8건의 고발장이 접수됐으며, 고발인 조사는 이미 마쳤다"며 "현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자료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내란 선동·선전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상태다. 경찰은 전 목사의 발언과 관련 증거를 분석하면서 그의 혐의를 규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전광훈 목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 "국민 저항권"을 언급하며 서부지법 난동을 유발했다고 의심받고 있다. 경찰은 전 목사의 발언이 담긴 영상과 관련 증언을 분석하고 있으며,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의 발언을 포함해 심도 있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 목사의 발언과 서부지법 폭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전 목사의 혐의를 내란 선전·선동 혐의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내란 선전·선동은 형법상 별도의 죄를 구성하며, 일반적인 교사범과는 다른 법리적 규정이 적용된다. 경찰은 서부지법 폭동이 내란으로 규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나, 내란 선전·선동 혐의는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전 목사의 발언과 그 발언이 야기한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한편, 경찰은 전광훈 목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특임 전도사 2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 목사와 직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그런 사람들과 대화할 군번이냐"며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주장을 배제하지 않고, 전체적인 사건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사팀은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에 연루된 인물들을 모두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하며, 사건의 배후에 있는 인물들을 철저히 추적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다른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건은 정치적 갈등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으로, 경찰은 사건의 원인과 배경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치밀한 수사를 펼치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발언과 행동이 이 사태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며, 경찰은 법적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전광훈 목사는 서울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와 관련된 경찰의 수사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는 "내가 그런 사람들과 대화할 군번이냐"며 자신은 서부지법 난동에 관련이 없음을 주장했다. 그는 "특임전도사들과는 전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도 강조하며, 자신이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전 목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고발과 경찰의 조사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하고 있으며, 자신이 정치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 말한 국민 저항권은 정부에 대한 합법적인 비판과 저항의 의미일 뿐, 폭력적인 행동을 조장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행사한 발언이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또한, 전 목사는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정부와 여당의 압박을 받아 자신을 겨냥한 수사와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사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자신의 발언이 법적 문제로 이어진 것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며, 이번 사건이 자신에 대한 정치적 공격의 일환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전광훈 목사는 경찰 수사에 대해 계속해서 "자신은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 7세 딸 잃은 아빠의 절규 "혼자 남은 아이, 학교는 뭘 했나"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7세 여아 흉기 피살 사건과 관련하여, 숨진 아이의 아버지가 딸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소리를 통해 범행 당시의 참혹했던 상황을 알게 됐다고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1학년 A양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이 학교 교사 C씨(40대, 여)도 자해한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C씨는 A양을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숨진 A양의 아버지 B씨는 11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우리 아이는 별이 됐지만,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며 학교 측의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B씨는 "지난주부터 미술학원 스케줄 때문에 오후 4시 40분까지 학교에 남아있던 아이는 우리 딸아이 뿐이었다"며 "C씨가 이 사실을 알고 흉기를 미리 준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학교 측에 아이가 혼자 남아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고,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도록 신경 써 달라고 여러 번 당부했지만, 이런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B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은 또 있다. 바로 A양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부모 보호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아이의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었다.B씨는 "오후 4시 50분쯤, 미술학원에서 아이가 돌아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며 "이미 아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대신 낯선 여성의 가쁜 숨소리와 서랍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 그리고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부딪히는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고 말했다. B씨는 "그 소리가 얼마나 공포스러웠는지 모른다"며 "딸아이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오열했다.그는 "시청각실 바로 옆에 돌봄교실이 위치해 있는데, 아이의 비명을 듣지 못했을 리 없다"며 당시 돌봄 교사의 부주의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했다. "만약 그때 누군가 아이의 비명을 듣고 달려왔다면, 우리 딸아이는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한편, 경찰은 우울증 등으로 휴직했다 지난해 12월 복직한 C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당 학교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1일 긴급 재량 휴업을 실시했으며, 교육 당국은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 '이한열 열사' 후배가 윤석열 옹호… 연세대 '충격'의 현장
대학가에 불어닥친 이념 대립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캠퍼스 내에서도 첨예하게 전개되면서, 대학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그동안 잠잠했던 극우 성향의 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대학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10일 오후 2시,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는 이례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재학생과 졸업생 10여 명이 "거짓말과 선동으로 얼룩진 반국가세력의 사기탄핵을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시국선언을 진행한 것이다. 이들은 학생증까지 공개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냈고, "사기탄핵 규탄한다", "부정선거 검증하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특히 교회음악학과 고하은 학생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전기전자공학과 박준영 학생은 지난해 12월 열린 학생총회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총회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요구안이 압도적 찬성(2704표)으로 통과됐으나, 이들은 거수투표 방식과 반대 의견에 대한 야유 등을 문제 삼았다.이러한 움직임은 연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자유수호대학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등장했으며, 서울대와 고려대의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탄핵 반대 의견이 속속 게시되고 있다. 이는 대학가에서도 극우 성향의 목소리가 조직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그러나 여전히 대학가의 주류 의견은 윤 대통령 탄핵 지지 쪽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연세대 정문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를 규탄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사회학과 김태양 학생은 선배들이 쟁취한 민주주의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정치외교학과 김민수 학생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극우 세력의 내란 옹호"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특히 이한열 열사가 모셔진 학생회관 앞에서 벌어진 친윤 시국선언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재학생들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공간에서 벌어진 반민주적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한결 학생은 젊은 세대가 민주화의 가치를 잊어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이처럼 대학가는 현 정국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주화의 성지였던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이념 대립은, 한국 사회의 분열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신입생 없는 학교 170곳… 저출생 '재앙' 눈앞에
전국 초등학교 곳곳에서 입학식 없는 3월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적으로 170곳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방을 넘어 도시 지역까지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새다.9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경북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다음 달 입학 예정자가 없는 초등학교는 총 143곳으로 집계됐다.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경북도교육청의 작년 현황(27곳)을 고려하면 올해 신입생 없는 학교는 최소 170곳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2월 기준 157곳보다 10여곳 늘어난 수치다.특히 모든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자가 있는 지역은 서울과 광주 단 두 곳뿐이었다. 이는 지난해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세종 5곳에서 올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높은 출산율을 자랑하던 세종시마저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발생했다. 저출생 문제가 전국 어느 곳도 피해갈 수 없는 '재앙' 수준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가장 심각한 지역은 전남으로 전체 초등학교의 7%에 달하는 32곳에서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경남(26곳), 전북(25곳), 강원(21곳) 등이 뒤를 이었고, 충남은 입학 예정자가 10명 이하인 학교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사상 처음 30만 명대로 떨어진 데 이어, 2027년에는 20만 명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남, 전북, 강원, 경기 등은 올해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으며, 1기 신도시인 분당에서도 첫 중학교 폐교 사례가 나왔다.전문가들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는 단순한 학교 문제를 넘어 지역 사회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 시스템 재편은 물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